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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UP] 어라 삼순이가 KBS FM을 듣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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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호이짜! 다 죽여버리겠다~."

SBS 개그 프로그램 '웃찾사'의 한 장면이 아니다. 7일 MBC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헨리(다니엘 헤니)가 희진(정려원)을 위로하려고 '웃찾사' 한 코너를 흉내낸 것이다. 같은 드라마에서 진헌(현빈)은 "X맨이 그래요? 나사장이 박아 놓은 스파이"라고 말했다. A맨도 Z맨도 아니다. SBS 'X맨을 찾아라' 코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삼순(김선아)이 차 안에서 고정시킨 라디오 채널은 93.1㎒, KBS 1FM이었다.

'적과의 동침'. 요즘 방송가에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타 방송사 유행어를 가져다 쓰는 일은 과거에도 있었으나 요즘엔 더 노골적이고 대담해졌다. PD들은 "코믹 코드는 방송사 틀을 넘어 시대 유행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17일 KBS '개그콘서트-봉숭아학당' 코너. 개그우먼 강주희의 성대 모사 대상은 KBS 쪽 인물이 아니었다. MBC '안녕, 프란체스카'의 박희진과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순이었다. 또 최근 종영한 SBS 시트콤 '귀엽거나 미치거나' 에서 김수미는 MBC '전원일기'적의 모습을 다시 써먹었다. 키우는 말의 이름도 일용이었다. 경계를 허물다 보니 오해도 생긴다. MBC '제 5공화국'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역의 이덕화가 진지하게 "그런거야?"라고 말하자, '웃찾사'의 히트어 '그런거야'를 패러디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빗발쳤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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