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정은 과연 연기의 팔색조로 비상할까?

중앙일보

입력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그녀가 나타났다. 검정색 차림에서 파생되는 차분한 강렴함과의 그녀의 얼굴이 연출하는 발랄함은 무척이나 거리가 있다. 그녀가 드라마 ‘루루 공주’ 주연 인터뷰장에서 드러내는 분위기와 표정의 색깔들은 참으로 다양하다. 과연 그녀의 몸과 정신이 하나돼 투사되는 연기의 색깔은 얼마나 될까. 그녀의 차분한 검정색의 의상은 어느사이 비상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검정색 꽁지 팔색조로 생각을 미치게 한다. 일곱가지 무지개빛 깃 색깔이 아름다운 팔색조. 그 일곱가지 빛깔은 고정이 아니다. 하늘로 비상할 때와 지상에 정지했을 때 또 다른 느낌의 빛깔을 표출한다. 시공간에 따라 환상의 일곱가지 빛깔은 변화무쌍해 황홀하기까지 하다. 여전히 밝은 크림색의 표정으로 그녀가 다가온다. 그녀를 관객으로, 시청자로 봐온 사람들 상당수는 말한다. 그녀가 광고, 드라마, 영화라는 대중문화 공간에서 드러낸 색깔은 단일한 것이라고. 과연 그럴까. 그리고 7월 27일 첫방송되는 ‘루루공주’는 어떤 색깔의 연기를 보일까. 그녀의 연기의 색깔은 고사하고 그녀의 존재 자체가 모호했던 무명과 신인때부터 연기색깔이 뚜렷하고 대중의 눈길이 쏠리는 스타로 부상한 지금까지 그녀가 내뿜었던 연기의 빛깔의 궤적을 살펴보면 단색처럼 보이지만 조금씩 명도와 채도 그리고 느낌이 다른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이었다. ‘해바라기’라는 드라마에서 빡빡 머리에 눈에는 한 움큼 장난기가 들어있는 연기를 펼칠때부터 우리의 브라운관을 휘젖고 있는 한국형 변종 캔디를 유포시켰던 ‘파리의 연인’에서의 강태영을 김정은표로 드러낼 때까지 확연한 차이는 아니지만 미묘한 심리적 색채를 달리하며 시청자를 만났다. 하지만 사람들은 약간의 푼수기가 버무려진 코믹 캐릭터에서 파생되는 그녀의 연기 색채를 강렬하게 받아들이고 그를 그녀의 대표색으로 여겨 버린다. 그리고 그녀의 이미지의 색깔을 덧씌운 광고의 마력으로 인해 더욱 더 그녀를 단색으로 규정하는 인식은 견고하게 자리잡는다. 그녀는 이러한 인식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가 캐릭터에 따라 그리고 스토리에 따라 그리고 상대 배우에 따라 다른 빛깔의 연기를 드러내고 있다. 스타의 힘이 온전하게 발현되는 캐릭터에만 기대지 않고 그 캐릭터를 스토리에 그리고 상대배우에 녹여내야겠다는 당찬 각오를 드러내는 인터뷰장에서의 그녀의 언어는 그녀의 신인시절으로 시간을 반전 시킨다. ‘해바라기’ 에서 병원 복도를 걸어가는 연기를 했다. 그녀는 한 걸음 한 걸음을 걷는데 모양새가 달랐다. 평범한 걸음걸이에도 연기를 하는 열정을 드러낸 것이다. 그 열정의 근원을 알고 싶었다. MBC공채로 탤런트가 됐는데 동기들이 모두 연기전공을 한 사람들이라 주눅이 들었고 했다. 자신은 연기와 무관한 공예과를 다니고 있었으니. 그래서 좋아하는 배우 연기동작을 수십번 반복했다. 나중에 어머니가 머리가 어떻게 된 것 아니냐고 걱정할 정도로 말이다. 그녀의 설명에서 성실함이 드러났었다. 그녀는 세칭 말하는 스타의 정점에 서 있다. 그 정점에서의 하루였던 ‘루루공주’의 주연 인터뷰장에서 그 성실함의 강도는 여전했다. ‘루루공주’에서 겉으로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가장 소중한 사랑을 모르는 재벌2세 고희수역은 ‘파리의 연인’의 강태영과는 내면에서 외형까지 다르다고 단언한다. 이미 그녀는 그 단언을 브라운관에서 펼칠수 있도록 캐릭터 분석에서 연기의 빛깔까지 정해 놓은 듯 하다. 다만 걱정이 있다고 했다. 그것은 내면적인 농밀함이 요구되는 영화 ‘사랑니’의 한 장면이 끝나지 않아 온전히 ‘루루공주’의 고희수에 아직까지 빠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뷰를 끝내고 촬영장으로 향하는 그녀의 뒷모습에서 시공간에 따라 자신이 지니고 있는 일곱가지 깃털의 색깔로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팔색조처럼 ‘루루공주’라는 공간에서 그녀는 그동안의 연기의 색깔을 버무려 자연스러움을 표출하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생동감이 느껴진다. 과연 김정은은 ‘루루 공주’에서 또 다른 연기의 팔색조로 비상할 수 있을까? ['루루 공주'에 대한 인터뷰를 마치고 웃으며 사진 포즈에 응하는 김정은=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