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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복귀하는 북한] 남북 광·경공업 '윈 - 윈' 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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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남북한이 11일 합의한 '상호보완적 경협사업'은 남측의 자본.기술과 북한의 자원.인력을 결합해 공동이익을 꾀하자는 구상이다. 여기엔 남측의 도움을 바탕으로 경제난 타개의 돌파구를 마련해 보자는 북한의 생각이 깔려 있다. 남측도 북한의 체면을 챙겨주면서 민족경제의 균형발전이란 목표에 다가가는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 남북 윈-윈 기대=광업.경공업 부문 협력은 북한 측이 적극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담 북측 위원장인 최영건 건설건재공업성 부상(차관)은 9일 "석탄.아연.마그네사이트 등을 남쪽이 투자해 개발하자"며 "생산 후 남쪽에 가져가 사용할 수 있고 공동으로 내다 팔 수도 있지 않느냐"고 관심을 보였다.

북한은 심각한 에너지난 타개를 위해 남측에 지하자원 공동개발을 다각도로 타진해 왔다. 지난 5일에는 대한석탄공사 김지엽 사장 등의 관계자들이 개성에서 북한 측과 탄광 공동개발 문제를 협의했다. 북한은 140억t의 석탄 매장량이 있다. 남측은 연간 8000만t(약 40억 달러)을 수입해 쓴다. 석탄분야 협력만으로도 상당한 공동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얘기다.

◆ 넘어야 할 산 많아=그러나 6자회담에서 북핵 문제의 가닥이 잡히기 전에는 실행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북 에너지 제공에 민감한 미국의 입장도 우리 정부에는 부담이다. 생산성이 높은 채광 장비와 경공업 설비가 들어가려면 대북 전략물자 제한이란 벽도 넘어야 한다.

무엇보다 광업부문 공기업과 경공업 업체들이 선뜻 대북 투자에 나설지 불투명하다. 고려대 북한학과 남성욱 교수는 "광산 진입도로와 전력문제 해결에 막대한 돈이 들어갈 것이므로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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