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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2000만대 시대' 열렸다 … 세계 15번째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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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등록 자동차 2000만대 시대가 열렸다. 국토교통부는 4일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가 지난달 말 기준으로 2000만2967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등록대수가 2000만대를 넘어선 것은 세계에서 15번째, 아시아에서는 일본, 중국, 인도에 이어 네번 째다.

한국에서 자동차가 '어차(御車·임금의 차)'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나라 1호 차는 1903년 수입한 고종(高宗)의 차다. 현재까지 원형이 남아있는 것 중에는 1910년대 들여온 순종과 순정효황후의 차가 가장 오래됐다. 110여년만에 자동차는 임금이 갖고 있던 귀한 물건에서 2.56명당 한 대씩 보유하는 게 됐다.

1945년만해도 국내 7000여대에 불과했던 자동차는 70년만에 2700배 증가했다. 특히 1980~2000년대 경제가 질적·양적으로 성장하면서 자동차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김희수 국토부 자동차정책과장은 "1980년 자동차등록대수가 50만대를 넘어선 데 이어, 5년만에 100만대, 7년만에 500만대, 다시 5년만에 1000만대를 돌파하는 등 20년간 23배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후부터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등록된 승용차 가운데 국산자동차가 93.4%, 수입자동차는 6.6%를 차지했다. 국산차 가운데는 현대차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기아,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 순으로 나타났다. 20대와 30대는 현대차 아반떼와 쏘나타를, 40~70대는 현대차 포터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
박상준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 2000만대 시대를 맞았지만 자동차정책은 과거에 머물러있다"며 "친환경차나 수입차 등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맞춰 법과 제도를 정비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혜미 기자 cre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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