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의 환생?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 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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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2001년과 2003년 브릿 어워즈에서 최우수 영국 그룹과 영국 앨범 부문 석권, 제 45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U2를 물리치고 2관왕 차지, 제 46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레코드상 수상….

영국 출신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꼬리표는 화려하다. 단 두 장의 앨범으로 그래미와 브릿 어워즈에서 총 8개의 상을 받았다. 1, 2집은 전 세계 1700만 장이 넘게 팔렸다. 지난달 6일 발매된 3년 만의 신보 'X&Y'도 만만치 않은 기록을 세울 듯하다. 발매 후 3주 연속으로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와 영국 UK앨범차트 1위 자리를 동시에 차지했다. 영국 언론들은 앨범 발매 전부터 들썩였다. 비틀스 이후 영국 록의 영광을 재현할 그룹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과연 첫 싱글 'Speed Of Sound'는 빌보드 싱글 차트 8위로 데뷔했다. 이전까지 데뷔 첫 주 빌보드 싱글 차트 10위권에 든 영국 밴드는 비틀스밖에 없었다. 비틀스의 'Hey Jude'와 'Get Back'은 10위로, 'Let It Be'는 6위로 데뷔했었다.

막상 자신들은 이런 열풍이 얼떨떨한 모양이다. 본지의 전화 인터뷰에 응한 조니 버클랜드(리드 기타)는 "인기의 비결은 우리도 정말 궁금하다"고 말했다. 음반 판매량에는 무관심하다고 했다.

"매 순간 어떤 음악을 하는지, 우리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가는가를 살피느라 스트레스가 쌓인다. 그러나 음반이 팔릴지 망할 지엔 신경 쓰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음악을 해서 사랑받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운이 무척 좋았다."

'하고 싶은 음악'을 만드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60가지 이상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곡을 만들었고, 그 중 20곡 정도를 녹음했다. 최종적으로 선택된 곡은 12곡. 앨범 제목 'X&Y'처럼 "이성적이고 직설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추상적인 관념이나 생각, 인생의 여러 가지 변수를 음악으로 하나씩 풀어보고 싶었다"고.

▶ 콜드플레이의 새 앨범 "X&Y"

3집은 '차가운 서정성'으로 가득하다. 휘몰아치듯 달리면서 심장을 달구다가도 지극히 차가운 냉수에 담금질해 열기를 식힌 듯한 느낌이다. 1, 2집과는 다른 분위기라 콜드플레이 매니어에겐 조금 낯선 앨범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앨범을 살만한 가치가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앨범 전체를 통으로 들을 만하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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