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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직 매력줄었다|11대국회 개원한돌을 채점해보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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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1대국회가 11일로 개원한돌이 된다. 대폭 바뀐 제도아래 「새국회상」「깨끗한 정치풍토」「대화정치」「새의원상」등등 숱한 구호속에 출범한 11대국회는 분명 그전 10대까지의 국회와는 판이한 새로운 의정을 시험하는 1년을 보냈다.
또 개원1년은 필요한 절차를 거쳐 국회가 해산될수도 있는 시기에 국회가 진입함을 뜻하기도해 정치적인 함축도 크다.
구호와 목표는 어느정도 달성했으며 스스로의 활동을 의원이나 각정당은 어떻게 채점하고 있을까.

<짠점수매기는 야>
○…지난 1년간의 국회활동을 자평하는 여야의 시각은 사뭇 다르다.
여당은 대체로 후한 점수를 매기는 반면 야당의 채점은 상당히 짠편.
외형상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이종찬민정당총무는 『부분적으로 미진한 점과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새정치의 방향을 절정하고 새 국회상정립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긍정적인 평가의 근거로 이총무는 △통금·국가보위법등 구시대잔재를 대화에 의해 청산하고 △의원들의 이권개입, 청탁, 원내에서의 정치흥정등이 사라졌으며 △과거의 「놀고먹는 국회」에서 「일하는 국회」로 바뀌었다는점등을 지적한다.
상위, 소위활동에 대해서는 몇몇 야당의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있다.
임종기민한당총무는 현재 진행중인 경과위의 외미소위를 예로 들어 『과거와는 달리 국회가 실질적인 국정심의를 하는데는 진일보했다』고 본다.
그러나 대체로 야당의원들은 정치의 영역이 협소하다고 불평하고 『답답하다』는 말을 자주한다.
『여당이 지나치게 형식과 절차위주로 국회를 운영한다』(임총무), 『새국회가 국민의 소리에 무력하다』(이만섭국민당부총재)는 것등이 대체로 야당측의 새 국회에 대한 공통적인 불만들이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요구가 민정당측이 새 국회에 대해 느끼는 개선점이라는 것이 새국회의 아이러니다.
외미문제로 시끄러웠던 제110회 임시국회가 끝난후 권정달민정당사무총장은 기회있을 때마다 『툭하면 퇴장이나 회의를 보이코트 하겠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아직 개혁해야할 벽이 두텁다』고 지속적인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말하자면 야당의원이 바라는 「정치영역확대」와 민정당의 개혁방향은 서로 반대되는 성격이 강하다.
『국회와 정치가 활성화되려면 언론기본법·국회법등 정치관계법이 현실에 맞게 고쳐져야 한다』(유치송민한당총재)는 야당의 입장과 『비생산적인 정치싸움과 공허한 선전보다 알맹이있는 정책토론이 필요하다』(이종찬민정당총무)는 입장사이에는 정치에 대한 원천적인 인식 차이가 내재해있다. 평행선을 긋고있는 두개의 정치관이 빠른 시일내에 접근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것 같다.
○…얼마전 무소속의 김순규의원이 11대의원을 평가하는 여론조사를 한일이 있었다.
11대의원들에 대한 인상을 물은 설문에 대한 답변을 보면 △성질·겸손하고 희생·봉사한다는 긍정적평가(36%)보다는 △군림하는 인상·무능·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는등 부정적인 평가가 61%나 되었다.
의원자신들도 의원직에 대한 매력을 별로 크다고는 보지 않는 분위기다.

<지겨운 심야국회>
당활동에서의 소외감, 엄격한 청렴준칙준수와 끊임없는 신상파악등이 여당의원들의 머리를 무겁게 채우고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다음 선거에는 출마를 않겠다고 말하는 의원도 드물지만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편으로 『1백% 만족할순 없지만 차차 나아질 것』(이태섭의원)이라는 기대도 있고 『경제적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보람은 있다』(정동성의원)는 의원들도 많다.
야당의원들도 의원직의 평가절하에는 대체로 섭섭해 하고있는 실정.
국민들은 『국회의원을 영향력있는 직업』(황산성의원·민한)으로 보기때문에 『민원등을 해결못해주면 무능하게본다』(김현규의원·민한)는 것.
『「신나는」 국회의원 보다는 물심양면으로 「지친」 국회의원이 더많은것 같다』(조 일제국민당정책위의장) 는 말이 실감을 주고있는것 같다.
○…11대국회의 가장 큰 특징처럼된것이 하오개의와 의원겸직.
국회가 열렸다 하면 밤중에 끝나는게 다반사가 되었고 이바람에 많은 의원들은 『생활의 리듬이 이상해졌다』는 말까지 한다. 지난해 10월 추곡가문제를 다룬 경과·농수산위연석회의는 다음날 새벽4시까지 회의를 강행, 최장기록을 수립했고 그밖에도 밤12시를 넘긴예가 여러번 있었다.
겸직을 법으로 금지했던 과거 국회와는 달리 10일현재 1백3명의 의원이 겸직상태.
견직을 신고한 의원을 정당별로 보면 △민정당 74명(10명사임) △민한당 27명(3명사임) △국민당 13명(1명사임) △기타 4명(1명사임)이며, 분야별로보면 △경제계가 42명으로 가장 많고 그다음이 △변호사26명 △학계11명의 순.
겸직에 의한 수입은 의원들이 잘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대표이사직을 갖고있는 김유복의원(국민)이 1백70만원. 제철화학고문 박정수의원(무), 삼익주택부회장인 정동성의원(민정)이 1백만원의 추가수입을 얻고있고, 신상식의원(민정)은 극동도시가스부회장·극동석유고문·세일석유고문등 3개 직책에서 1백50만원을 받고있다.
조중연의원(민한)은 유공고문직을 얻어 보름정도 회사를 나가다가 사임했는데 아예 신고조차 않았다. 그래서 국회주변에서는 겸직의원의 수가 신고된 수보다 훨씬 많은것으로 보고있는데 한 관계자는 『신고된 수보다 20∼30%는 많을것』이라고 추산. 이 추산에 따르면 겸직의원 수는 전체의원의 절반정도가 되는셈.

<겸직으로 호구책>
○…통계로 보면 지난1년간 국회는 꽤 부지런 했던편.
모두 5차례 1백22일동안 국회가 열려 △9대 16회(연평균2.7회) 6백15일(연평균1백3일) △10대5회(연평균3회) 2백38일(연43.4일)에 비해 자주 열린 셈. 특히 민정당이 표방한 상위중심 국회운영방침에 따라 상임위는 연간 연4백43일간 열려 △9대 2백94일 △10대 1백15일에 비해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또 9, 10대에는 별로 활용되지 않았던 소위가 11대에 들어 총 44개나 구성되어 1백40일간 활동했고 11일 현재 △외미도입진상규명 소위(경과) △법률개선소위(법사) △국회법개정안심의 소위(운영) △에너지 소위(상공)등 14개가 활동중이다.

<김영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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