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시진핑과 올 세번째 회동 "중국에 기여하는 기업 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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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뒷줄 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앞줄 오른쪽), 보아오 포럼 이사장인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앞줄 왼쪽) 등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 부회장과 시 주석은 올 8월 중국 난징 유스올림픽 행사에서 만난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회동했다. [베이징 로이터=뉴스1]

이재용(46) 삼성전자 부회장이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61)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했다. 올 들어서만 세 번째 만남이고, 두 달 만의 회동이다. 이 부회장은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博鰲) 포럼의 이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보아오 포럼 이사장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78) 전 일본 총리 등 10명과 함께 시 주석을 만났다. 회동에서 이 부회장은 “삼성은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현지에서 반도체·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사랑받고 중국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는 게 삼성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양제츠 중국 국무위원이 주관한 만찬에도 참석했다.

 11명이 같이 만난 자리여서 이 부회장과 시 주석 간에 구체적인 협력사업에 대한 이야기는 오가지 않았다. 그러나 재계 관계자는 “두 사람이 자주 만난다는 사실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낙후한 중서부지역 개발을 위해 삼성의 투자가 절실하고, 삼성은 지속 성장을 위해 중국 시장 공략과 중국 정부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이 지난 5월 완공한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반도체공장이 대표적인 양측 협력의 결과다. 시안은 시 주석의 정치적 고향이며,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반도체공장 부지를 물색할 때 시 주석이 시안을 추천했다. 삼성은 역대 최대 규모인 시안 반도체공장에 70억 달러(약 7조3000억원)를 투자했다. 이 부회장이 그룹을 이끌어 갈 차기 동력으로 구상 중인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도 시안에 세워진다. 삼성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삼성의 중국 전략은 ‘중국의 삼성’이란 슬로건으로 정리할 수 있다”며 “스마트폰 판매 부진 등을 극복하기 위해선 중국에서 상하이 등 동부 연안뿐 아니라 중서부지역까지 투자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과 시 주석의 인연은 두텁다. 두 사람은 시 주석이 저장(浙江)성 당서기 시절인 2005년, 경기도 수원 사업장을 방문했을 때 처음 만났다. 이후 총 여덟 차례 만나며 10년째 교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선 관계가 더 밀접해졌다. 7월 시 주석이 방한했을 때 이 부회장은 호텔신라 내 삼성전시관에서 시 주석에게 직접 삼성 제품을 설명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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