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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부상열차 vs 트램 … 대전은 논란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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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 방식을 논의하는 타운홀 미팅이 2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대전시는 다음달 중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건설 방식을 놓고 전직 시장의 결정과 현직 시장의 공약이 다르다. 건설 방식에 대한 여론 수렴을 위한 타운홀 미팅까지 열렸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방식은 염홍철 전 대전시장이 재임 때인 지난 4월 16일 고가(高架) 자기부상열차로 확정 발표했다. 염 전 시장은 당시 “15개월 동안 전문가 조사와 현장 견학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시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자기부상열차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권선택 시장은 6·4 지방선거에서 대전도시철도 2호선을 노면전차(트램)로 하겠다고 공약했다. 권 시장은 “안전성과 건설비·운영비, 대중교통 연계성 등을 감안해 다시 논의해야 한다”며 이같이 약속했다.

 두 개의 방식은 각각 장단점을 갖고 있다. 대전시는 최근 도시철도 건설 방식 결정을 위한 전문가회의 운영 결과를 내놨다. 대학교수 등 전문가 12명이 4차례 회의를 열어 트램 방식과 고가 자기부상열차 방식의 장단점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사업비는 트램 방식이 적게 드는 것으로 나왔다. 트램은 1㎞당 212억원인 반면 자기부상열차는 476억원으로 2배 가까이 소요된다. 2호선 36㎞ 구간을 트램으로 건설할 경우 대전시 예산 부담 비용은 2425억원(자기부상 5447억원)이다.

 공사 기간도 트램이 2~3년으로 5~6년 걸리는 고가 자기부상방식보다 짧았다. 다만 노면 트램 방식은 이미 건설된 도로를 차지하기 때문에 교통 혼잡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로 인해 버스·화물차·택시 등 대중교통 운영업자들과 갈등도 우려된다. 이와 관련, 염홍철 전 시장은 “국내에 노면 트램을 채택한 도시철도는 단 한 곳도 없다”며 “트램이 국내 교통 여건에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소음·진동도 트램은 주간소음이 70㏈로 현재 일반 자동차 수준과 비슷하며 고가자기부상열차는 이보다 낮은 65㏈이다. 고가자기부상 방식은 도심 경관을 해치고 사생활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권 시장은 도시철도 건설 방식에 대한 여론 수렴을 위해 지난 27일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여기에는 시 예산 8000만원이 쓰였다. 미국 정치용어에서 비롯된 타운홀 미팅은 통상 정책 결정자부터 주민까지 한 자리에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말한다. 이 행사에 참석한 대전시민 300명을 대상으로 즉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0%가 고가 방식을 원했다. 대전시는 다음달 중순께 건설 방식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조소연 대전시 기획관리실장은 “전임 시장 때 건설 방식이 결정됐지만 시민 의견을 충분히 들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도시철도 건설 재검토 의견도 제기됐다. 지난 16일 대전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적자 운영 등을 이유로 대전도시철도 건설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새누리당 윤영석 의원은 “도시철도 2호선은 1년에 200억원가량의 적자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금홍섭 혁신자치포럼 운영위원장은 “트램이든 자기부상열차든 그동안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방현 기자

◆대전도시철도 2호선=대전시가 잠정 결정한 노선 계획에 따르면 진잠·서대전네거리·중리네거리·정부청사·유성·진잠을 잇는 총 연장 36㎞의 도심 순환형 노선이다. 정거장은 22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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