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경제 용어] 후강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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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중국이 조만간 상하이와 홍콩증시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 제도를 시행할 거란 뉴스가 최근 증권가에선 화제입니다. 후강퉁이란 뭐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볼까요.

 중국 기업의 주식은 크게 상하이거래소와 홍콩거래소 두 곳에서 사고팝니다. 보통 상하이에 상장된 주식을 상하이 A주 혹은 본토 A주라고 하고, 홍콩에 상장된 주식을 홍콩 H주라고 한답니다. 지금까지는 두 거래소가 완전히 분리돼 있어서 외국인 투자자가 많은 홍콩거래소에서 본토 주식을 사거나 반대로 본토에서 홍콩에 투자하는 것이 불가능했어요. 그런데 후강퉁 제도를 통해 중국 정부가 두 거래소 간 교차매매를 허용해주기로 한 거죠. 후강퉁의 ‘후’는 상하이 ‘강’은 홍콩을 의미한답니다. 즉 상하이와 홍콩을 서로 통하게 한다는 뜻이랍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중국 본토 주식을 살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리는 셈이죠. 원래 외국인이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하려면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 같은 복잡한 이름의 자격을 받아야만 했어요. 그래서 개인은 펀드 같은 간접투자상품을 활용하는 방법밖에 없었죠. 하지만 만약 후강퉁이 시행되면 개인 투자자도 홍콩거래소를 통해 직접 중국 본토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된답니다. 매매 가능 종목은 상하이A주와 홍콩H주 가운데 우량기업들입니다.

 후강퉁이 시행되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중국 본토의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집니다. 그동안은 자격요건이 까다롭다 보니 상하이 증시에서 외국인 비율은 3% 정도에 그쳤답니다. 반면 코스피는 30%가 넘습니다.

 다만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후강퉁이 한국 증시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아시아 신흥국 중에선 중국과 한국 증시가 제일 덩치가 큰데 중국 증시가 커지면 상대적으로 한국이 소외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원화가 아닌 위안화로 투자하는 만큼 환율변동도 고려해야 합니다. 만약 위안화가 강세를 보인다면 환차익을 얻겠지만 반대의 경우엔 환차손을 입게 되지요. 후강퉁이 시작되는 시기도 여전히 미정입니다. 원래 27일 시행이 예상됐는데 좀 더 미뤄진 상황이랍니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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