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청(부산) 폭파하겠다"|남녀가 협박전화 정순철 봤다는 목격자 나타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부산=임수홍·이창호·장남원기자】 부산미국문화원방화사건 수사본부는 일 이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전국에 지명수배한 정순철 (27·광주시월산동533의l2)을 사건발생 다음날인 지난19일 부산시내에서 봤다는 목격자가 나타남에 따라 정을 이사건의 배후주동인물로 보고 연고지를 중심으로 추적하고있다.
경찰은 또 지난해 4월17일과 6월11일 등 두차례에 걸쳐 부산B여대에서 있었던 학원소요사태와 관련 배후조종자로 수배중인 이호철 (25·부산B대중퇴)의 사진을 담은 전단 10만장을 인쇄, 이번사건의 용의자로 전국에 수배했다.
경찰은 사건발생 3일째인 지난20일 『미국공보원사건을 아느냐, 중구청을 폭파하겠다』는 협박전화가 걸려와 시내전역의 공공기관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지난 l8일 하오 불온전단이 뿌려진 국도극장에서 연행한 관객 20명중 신원이 확실치 않은 9명을 대상으로 방화범들과 관련여부를 추궁중이며 기존 불순세력과 관계가 있는 임모양(22)등 3명도 이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을 좇고있다.
경찰은 사건해결의 장기화에 대비, 정예수사요원들로 기능별 전담반을 편성해 정밀수사를 펴는 한편 범인 중 여자1명의 몽타주를 만들어 임시반상회를 통해 배포하고 벽보를 시중에 붙이는 등 시민제보를 위한 광역수사체제를 갖추었다.

<정순철>
경찰은 이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쫓고있는 정순철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청년이 사건다음날인 지난 19일 하오3시쯤 부산시 중구 뇌수1동48 뇌수국교 뒷담길에서 풀빵장사를 하고 있는 조철환씨(45)의 리어카앞에 나타나 아무런 말없이 폴빵1개를 사먹은 뒤 대신동쪽으로 사라졌음을 조씨의 신고를 받고 정확성여부를 가리기 위해 조씨에게 현재 수사대상인물로 삼고있는 70여명의 인물사진을 뒤섞어 내보인 결과 정의 사진을 곧바로 집어냈으며 다시 정의 명함과 실제사진을 보이자 『틀림 없다』고 말해 문제의 청년이 바로 수배중인 정으로 확신하고있다.

<협박전화>
20일 하오 신원미상의 남녀 2명으로부터 중구청을 폭파하겠다는 협박전화가 중구청으로 걸려와 경찰은 사건관련자들의 소행이 아닌가 보고수사중이다.
이 전화는 20일 하오 9시15분 쯤 부산시중구청 당직실로 걸려왔는데 먼저 20대 목소리의 여자가 전화를 걸어 구청직원인 조모씨(39)가 받자 『미국공보원(미국문화원의 옛이름)사건을 아느냐.중구청을 폭파하겠다』고 위협하고 끊은 뒤 잠시 후 또다른 남자가 전화를 걸어 같은 내용의 협박을 했다는 것이다.

<불온비라>
사건당일 국도극장불온전단살포 때 현자에서 연행돼 온 관람객 63명 가운데 의문점이 풀리지 않은 강모씨(20·부산시감천2동)등 9명을 대상으로 정밀수사를 계속하는 한편 시내전역의 문제학생들을 중심으로 수사를 확대하고있다.

<시민제보>
사건 전날인 지난 17일 하오 범인으로 보이는 플래스틱 통을 든 남자1명을 택시를 태워줬다는 운전사 황모씨(35)가 나타나 경찰은 이 남자의 승·하차지점 등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황씨는 경찰에서 17일 하오 4시쯤 미문화원에서 서북쪽으로 l.5km쯤 떨어진 코모도호텔앞에서 마개가 있는 플래스틱통을 든 30세 가량의 남자를 미문화원부근 5백m지점 앞까지 태워다 주었다고 제보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