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신여상 세터 임혜숙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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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88년 서울올림픽을 나에게 맡겨라.』
어린 나이답지 않게 올림픽을 겨냥하고 나선 주인공은 일신여상 배구 팀의 임혜숙(17).
176cm, 67kg. 국내여자배구 세터 중 최장신인 임은 훌륭한 체격조건 외에도 파괴력 있는 공격력·블로킹 등을 갖추고있어 한국여자배구가 큰 희망을 걸고 있는 유망주다.
유경화·유정혜 은퇴이후 여자대표팀을 이끌어갈 대형 세터가 부족한 국내여자배구에서는 임의 출현은 마치「가뭄후의 단비」와 같이 평가되고있다.
임은 지난해부터 일신여상의 주전 세터로 군림, 일신여상이 4관 왕의 영예를 차지하는데 한 몫을 단단히 해냈다.
서전트점프(60cm)를 이용한 블로킹과 간간이 터져 나오는 강타는 웬만한 공격수를 능가하고 있어 단신 세터에서 볼 수 있는 블로킹공백과 공격력 부족을 충분히 커버하고 있다.
임의 플레이를 지켜본 전 국가대표 명 세터 엄세창 감독(선경합섬)은『점프토스·속공 등은 나무랄 데 없이 홀륭하다. 하지만 허리와 팔목을 이용할 줄 몰라 오픈토스가 불안하다. 또 토스를 하는 위치가 머리 위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눈앞에서 이뤄져 상대방을 속일 수 없는 것이 흠이다. 전문적인 세터 출신 코치에게 지도를 받는다면 대형 세터가 될 수 있다』 고 평가하고있다.
임은 15일의 춘계연맹전 첫 경기에서 일신여상이 성암여상을 단8점만 내주는데 맹의을 떨쳐 초고교급 세터임을 입증했다.
대한배구협의는 임의 이 같은 장래성을 감안, 지난5일 대표후보 선수로 선발하기도 했다.
서울 홍파국민학교 5학년부터 배구를 시작, 올해로 6년째. 일신여중2학년부터 세터로 활약했으며 서울에서 사업을 하는 임길상씨의 2남2녀 중 둘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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