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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진흥 위주서 벗어나 프로젝트 사업 구상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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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홍기화(사진) KOTRA 사장이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KOTRA 사상 첫 내부 승진으로 지난 4월 취임한 그는 최근 입사 10년 미만의 사원 34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인 'I(innovation)-KOTRA'를 만들었다. 이들과 수시로 머리를 맞대며 조직 개편과 개혁 방안을 다듬고 있다.

이 회의에서 홍 사장은 1인 주재의 해외지사를 가급적 폐지하고 필요하면 외부 전문가를 과감히 영입하겠다고 언급했다.

홍 사장은 "차도 오래 달리면 점검을 받아야 하듯 올해로 43년 된 KOTRA도 근본적인 점검을 받아야 할 때"라며 "개혁 방안을 다음 달 말까지 확정해 10월부터는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KOTRA의 기능을 무역진흥 위주의 업무에서 벗어나 좀 더 사업을 다각화할 작정이다. 이를 위해 KOTRA는 처음으로 문호를 개방해 하반기에 박사급 인력 5명을 영입하는 등 외부 인사를 기용할 계획이다.

홍 사장은 "KOTRA가 공기업 기관평가에서 매년 1, 2위를 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좀 더 숲을 보는 전략적인 사업 개발에는 미흡한 측면이 있다"며 "산업.연구단지, 지방혁신 클러스터 등 각종 프로젝트 개발 사업을 구상 중"이라며 개혁 방안의 줄거리를 내비쳤다. 기업들 수요에 맞춰 변화하는 것이 이번 개혁안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직원 평가도 '업무의 양'보다는 '성과의 질'에 더 무게를 둘 계획이다.

홍 사장은 기구도 뜯어고치기로 했다. 현재 세계 26개 도시에 있는 1인 무역관(본사 파견 직원이 1명인 무역관)을 가급적 폐지할 방침이다. 홍 사장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규모가 큰 무역관을 허브화해 인근의 1인 무역관을 통합하거나 업무를 감독하는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해외와 국내 근무를 번갈아 하는 획일적인 순환근무제를 없애 국내에만 머무르는 국내 전문가를 키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입사원의 3분의 1이 여성인 상황에서 가족들 때문에 해외 근무를 못해 회사를 떠나는 여직원은 더 이상 없게 하겠다"는 게 홍 사장의 생각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홍 사장은 1975년 KOTRA 입사 뒤 시카코 무역관장, 부사장 등을 지냈고 2003년 9월부터 킨텍스 초대 대표이사를 맡아 오다 KOTRA 사장으로 발탁됐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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