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에게 올가을은 가혹하다. 그가 대규모로 투자한 기업의 부진한 실적 때문이다. 버핏이 운영하는 보험사 버크셔해서웨이가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빅4’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14.5%), 코카콜라(9.1%), IBM(7.1%), 웰스파고(9.4%)다.
CNBC에 따르면 이들 기업 중 아메리칸익스프레스를 제외한 3개 기업이 분기 실적을 공개했는데 모두 주가가 하락하면서 버핏은 이번 주에만 25억2000만 달러(약 2조6599억원)의 손실을 봤다.
가장 먼저 우울한 소식을 전한 곳은 IBM이다. IBM은 20일(현지시간) 기대에 못 미치는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을 공개했다. ‘어닝쇼크’로 이날 IBM 주가는 7.11% 하락했고 버핏은 13억 달러의 손해를 봤다. IBM 주가는 22일까지 사흘 연속 떨어지며 버핏의 손실을 키웠다.
다음날도 충격은 이어졌다. 버핏의 주요한 투자처 중 하나인 코카콜라가 21일 기대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올해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6% 이상 떨어졌다. 버핏은 앉은 자리에서 10억4000만 달러를 날렸다. 웰스파고 주식도 실적 발표 후 2.7%나 떨어지면서 손실이 커졌다.
버핏의 투자 손실은 이뿐 아니다. 그가 투자한 영국 식품업체 테스코의 주가가 올 들어 47%나 떨어지며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이 같은 투자 손실에도 버크셔해서웨이의 주가는 올 들어 17%가량 상승했다. 그만큼 버크셔해서웨이의 기업 가치가 탄탄하다는 얘기다.
하현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