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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추적] 최악의 시나리오 '퇴출'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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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000년(시드니).2004년(아테네) 두 번의 올림픽에서 태권도는 한국에 금 5.은 1.동 2개를 안겨줬다. 만에 하나 태권도가 퇴출된다면 스포츠강국 10위권을 떠받쳐준 메달박스가 사라지게 된다.

경제적 손실도 크다. IOC는 올림픽이 끝난 뒤 TV 중계권 수익 일부를 종목 규모와 인기도에 따라 나눠준다. 다음 올림픽 때까지 가맹단체 예산으로 쓰라는 것이다.

아테네 대회 땐 2억5600만 달러가 배분됐다. 육상이 가장 많은 2570만 달러를, 수영.농구.체조.축구 등이 1250만 달러씩을 받았다. 태권도는 600만 달러(약 60억원)를 받았다. WTF 4년 예산의 19.1%다. WTF 측은 "이 돈줄이 끊기면 태권도 저개발국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6000여 만명에 이르는 세계 태권도 인구가 줄어들 우려도 있다. WTF 측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우슈.가라테 등 다른 종목 인구를 태권도로 흡수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한다.

태권도를 배우려는 인구가 줄면 종주국으로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수입도 줄어든다. 국기원은 지난해만 승단 심사비로 약 61억5000만원(외국인 27억5000만원)을 벌어들였다.

또 전북 무주가 유치한 태권도공원 조성사업도 타격을 입게 되고, 종주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여행수입 등도 줄게 된다.

퇴출 종목이 다시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기는 험난하다. 1900년과 1904년 올림픽 종목이었던 골프는 여성을 회원에서 제외한 오거스타 내셔널클럽 논쟁으로 퇴출된 뒤 지금도 올림픽 문전을 기웃거린다. 1900~24년 4개 대회 연속 정식종목이었던 럭비(7인제)도 벨기에 선수 출신인 자크 로게 IOC위원장의 후광을 업고 이제야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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