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 UP] 영화 '가발'의 가발 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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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가발 하나에 1000만원? 다이아몬드 1캐럿에 맞먹는 가격이다. 가발을 황금으로 도배했나? 아니다. 100% 사람 머리카락으로 만들었다.

감히 1000만원짜리 가발을 쓰고다니는 사람은 대체 누구? 영화배우 채민서다. 8월 12일 개봉하는 공포영화 '가발'에서다. 채민서는 그것도 다섯 개나 썼다. 가발 값만 5000만원. 웬만한 배우 몸값을 뺨치는 수준이다. 이쯤 되면 단순 소품이 아니다. 거의 '주연급' 캐스팅이다.

보통 가발은 3만원 남짓. 브랜드가 있는 제품도 20만원 선이다. '가발'의 가발이 비싼 이유는 이렇다. 대머리용.미용용 가발은 길이가 짧아도 큰 문제가 없지만 영화에 사용된 가발은 50㎝ 길이의 생머리카락을 사용했다. 재료가 귀하니 값이 치솟을 수밖에….

'가발'은 항암치료를 받던 수현(채민서)이 언니(유선)에게 선물 받은 가발을 쓰면서부터 잇따라 발생하는 끔찍한 사건을 그린 작품. 가발은 찰랑찰랑 하는 탐스러운 유혹의 존재로, 스멀스멀 움직이는 공포의 주체로 작용한다.

저렴한 인조가발로는 그런 자연스러운 느낌을 살릴 수 없었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 호러영화 '분홍신'(30일 개봉)도 500여만원을 들여 29켤레의 분홍신을 만들었으니, 소품이라고 만만히 볼 게 아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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