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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들 스트레스 해소 작전|근무 중 짬내 「잠깐 휴식」즐긴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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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샐러리맨들의 직장 레크리에이션이 다양해저고 있다. 고궁산책·바둑·다방 순례·음악 감상 등 고전형에서부터 조깅·실내야구와 골프·전자오락·철봉·평행봉·어학연수 등 실속 있고 건강에 좋으며 짜릿함을 즐길 수 있는 신종 레크리에이션이 늘어나고 있다.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이 같은 휴식패턴은 단순하게 반복되는 지루한 사무, 한치의 양보 없는 상담, 윗사람들의 일방적인 지시와 핀잔 등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직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것이다.
이 같은 휴식을 즐기기 위해 도시락·햄버거 등으로 점심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샐러리맨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점심시간이 지난 후 또 한차례 휴식시간을 주는 직장도 있다.

<레크리에이션 종류>
영업·구매 파트 등 주로 외근을 하는 회사원들은 그런 대로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지만 내근 부서 직원들에겐 짬 내기가 그리 수월치 않다.
대부분 공식적인 휴식시간은 정오∼하오 1시까지의 점심시간.
빠른 시간 안에 식사를 마치고 나머지 시간은 자기만의 시간으로 이용한다.
E건설 자재과 정지현씨(27)는 15분만에 식사를 끝내고 나머지 45분은 회사근처 덕수궁 돌담을 한바퀴 도는 조깅을 즐기고 단골 헬스클럽에 들러 철봉 등으로 건강을 다진다.
D무역의 주순태씨(28)는 상오 11시50분쯤 사무실을 나와 전자오락이나 야구타격·양궁으로 심신의 긴장을 푼 후 식사를 한다.
그러나 하루 8∼10시간의 일과시간에 비해 점심시간을 이용한 휴식은 스트레스 해소로는 태부족.
때문에 일과 중 화장실가는 체하며 또는 사무용품 구입, 면회, 약 사먹으러, 타과에 업무 협의하는 구실로 사무실을 나와 10∼30분씩 즐기고 가는 번개 휴식파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로 전화로 다른 부서의 동료 은밀히 충동질해 2∼3명씩 짝을 지어 살짝 나갔다오는 경우가 많고 옆자리 여사원이나 사이가 좋은 선배사원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느긋하게 즐기는 배짱파도 있다.
상사에게 핀잔을 들었을 때마다 잠깐 밖에 나가 야구 타격을 즐기는 유격파도 있다.
D그룹 기획실의 경우 매일 하오4시쯤 15분 정도의 휴식시간을 주어 간단한 산책이나 간식을 즐기도록 하고 빌딩 근처 2백평 남짓한 빈터에 철봉·평행봉을 두어 직원들이 이용토록 하고있다.

<간부 및 여사원 휴식>
여사원들은 간식과 대화가 주종이고 간부사원들도 수영·볼링·헬스클럽·바둑 등 비교적 우아한 휴식을 즐기는 편.
그러나 평사원들은 호주머니 사정 살피랴, 눈치보랴, 적은 돈으로 후딱 끝내는 종류를 택하기 마련이다.
피로 숙취를 풀기 위한 목욕·산책·오수에서부터 음악감상·독서·미술전 관람 등 정서적인 것, 가장 인기를 끌고있는 당구·탁구·야구타격·실내양궁·실내사격 등 스트레스 해소운동, 최근 전자시대에 발맞춰 나온 각종 전자오락과 롤러스케이트까지 실로 다양하다.
서울 서소문 K주식 부장 이영섭씨(39)는 가까운 덕수궁에 들러 산책을 즐기거나 서예전·미술전을 둘러보며 머리를 식힌다.
H건설 경리과 이지나양(23)은 1주일 계획을 짜 책 구입·꽃꽂이 재료구입·백화점 눈요기·옆 회사 친구 만나기를 매일 번갈아 하고있지만 하오 5시 무렵의 라면·만두 사먹기가 제일 즐거운 시간이라고 털어놨다.

<경비, 얼마나 드나>
하루 1천원 내외가 대부분. 야구 타격·실내사격·전자오락 등은 1회 1백원씩이며 5∼6회쯤 반복한다.
롤러스케이트는 시간당 5백원, 탁구 30분에 8백원인데 비해 당구는 10분당 3백50원 선으로 조금 비싼 편.
샴푸·비누·수건까지 빌려주는 시내 목욕탕에선 1천원만 주면 목욕 후 잠시 잠을 잘 수 있는 자리까지 마련돼 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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