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7명 연쇄살인 … 미국 발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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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런 디언 밴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로 어수선한 미국 사회가 연쇄살인 추정 사건으로 발칵 뒤집혔다. 미국 사법당국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북서부의 소도시 해먼드와 개리에서 살해된 여성 시신 7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지역 경찰은 지난 17일 해먼드의 한 모텔에서 19세 여성 애프릭카 하디를 살해한 혐의로 43세 남성 용의자 대런 디언 밴을 체포했다. 밴은 인터넷 성매매 주선 업체를 통해 만난 하디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데 수사 과정에서 밴은 “시신이 더 있다”며 다른 살인 사건을 순순히 자백했다.

경찰은 밴의 진술을 근거로 18~19일 해먼드에서 북쪽으로 10마일(16㎞) 떨어진 개리 지역의 버려진 폐가나 불에 탄 채 방치된 가옥에서 6구의 여성 시신을 추가로 찾아냈다. 한 폐가에선 시신 3구가 한꺼번에 발견되기도 했다. 몇몇 시신은 심하게 훼손돼 신원 확인이 어려울 정도였다. 경찰은 7구의 시신과 살인 사건의 연관성을 아직 찾지 못했다며 밴을 연쇄 살인 용의자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밴은 일단 하디 살인 혐의로만 기소된 상태다.

그러나 현지 언론엔 연쇄살인이란 표현이 등장했다. 밴이 1994~95년 해먼드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살인 사건에 대한 혐의도 인정한 것으로 알려져 희생자 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밴이 살인을 자백하는 등 수사에 협조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밴이 최소한 1개 주 이상 다른 곳에서 범죄를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기록에 따르면 인디애나주 출신인 밴은 2008년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고 5년간 복역한뒤 2013년 7월 출소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밴은 성폭력 범죄자 관리 명단에 포함돼 있긴 하지만 위험성이 낮은 인물로 간주됐다. 이에 따라 성폭력 범죄자 관리시스템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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