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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에 '인터넷 TV'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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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난해 전 세계에 불기 시작한 IP-TV(인터넷 TV) 바람이 올해 들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일본.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미국.홍콩 등이 IP-TV 사업을 시작한 가운데 그 수는 계속 늘고 있다. IP-TV는 인터넷 통신망을 활용한 방송을 의미하며, TV를 통해 방송 프로그램 시청은 물론 검색.쇼핑까지 손쉽게 할 수 있다. 방송과 인터넷의 기능이 결합된 형태다.

이와 관련, 프랑스의 프리(Free), 홍콩의 PCCW 등은 이미 IP-TV 운영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영국 통신회사 BT는 13일 "수천억 파운드(1파운드=1877원)를 투자해 현재의 전화선을 광대역망으로 교체하고 IP-TV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사업에 소극적이었던 영국에서 본격적으로 IP-TV 투자가 확대되는 신호탄이다. 이에 앞서 영국 헐 지역에서 킹스턴 커뮤니케이션이시범 사업을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IP-TV에 대한 관심은 중국도 대단하다. 지난 9일부터 이틀간 샤먼(廈門)대학에서 열린 한.중.미 국제 심포지엄에선 중국의 사업 현황이 소개됐다. 중국 커뮤니케이션 대학의 웬 추잉 교수는 '중국의 디지털 TV의 현황과 도전, 그리고 정책' 이라는 논문을 통해 "중국 역시 IP-TV를 디지털 TV의 핵심 영역으로 보고 있다"며 "국영방송인 CC-TV가 베이징.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다"고 소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컴퓨터 관련 업체들도 IP-TV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높은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다국적 기업들도 부상 중이다. 영국의 페이스 통신사는 미국의 케이블 방송사인 컴퀘스트와 협정을 맺어 IP-TV를 위해 향후 3년간 5억5000만 달러(5555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그럼 한국의 현주소는 어떤가. 한국에서도 IP-TV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먼저 지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의 관할권을 둘러싼 갈등과 사업자 간 이해관계 충돌로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홍익대 방석호(법학과)교수는 "정보기술(IT) 강국으로서 새 부가가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검토해야 하는데도 법과 제도가 막고 있는 형국"이라며 "IP-TV를 포함한 난제들을 풀기 위해 대통령 차원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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