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분기 연속 0%대 성장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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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한국 경제가 올해 3분기에도 0%대 성장(분기별 성장률 기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면 4분기(12개월) 연속 저성장이다.

 24일 발표될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와 관련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19일 “기존 성장률 전망치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2.0%로 낮추면서 ‘경제전망보고서’를 함께 내놨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올 3분기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1.1%(전 분기 대비)에서 0.9%로 0.2%포인트 낮춰잡았다.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있지만 세월호 사고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가계부채 부담 등이 소비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였다.

 세월호 사고 충격으로 올 2분기 0.5%로 내려앉았던 성장률이 기대만큼 반등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내부 집계에 따르면 그 폭은 예상보다 크지 않다. 한은이 예상한 경로대로라면 한국 경제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0%대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유럽 재정위기 충격으로 2011년 1분기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 이어졌던 0%대 저성장 국면이 다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연간 기준)에서 3.5%로 0.3%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정부는 올해 4분기에 희망을 걸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국정감사에서 “올 4분기에 1%대 성장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은도 올 4분기 성장률은 1%에 턱걸이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를 안정적인 회복세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내부적으로는 투자·소비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외부엔 미국의 금리 인상, 유럽 위기 재발 우려가 잠복해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성태 연구위원은 “내부 여건은 3분기나 4분기나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대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퍼 달러와 같은 외부 충격이 이미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는데 이것이 실물 충격으로까지 번지지 않도록 미리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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