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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면접요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수험생들은 이게 마지막 관문 앞에 섰다. 학력고사로부터 시작, 실력을 겨루고 선택을 강요당한「대입장정」2개월만에 전국 72개 전기대 (11개 교육대 포함)지원자들은 22일 상오10시 일제히 실시되는 면접고사를 눈앞에 뒀다.
각 대학은 면접고사를 비록 학력고사나 내신성적처럼 점수로 환산하지는 않지만 결시자는 합격대상에서 제외되고, 남에게 혐오감을 주거나 학생으로서 부적격자라고 판단되면 불합격시킬 수 있어 수험생들은 이에 성실한 자세로 임해야 합격의 영광을 얻을 수 있다.
새 입시제도에서 면접고사는 대학이 갖는 유일한 선발권이다. 자기학교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권한이 달리 없기 때문에 면접고사는 그만큼 엄격하다.
각 대학은 우선 시간을 지키지 않은 수험생은 합격대상에서 제외시킨다. 22일 상오10시전까지 해당 대학에 도착해야한다. 2개 대학 복수지원이 가능해 시간에 늦은 수험생은 일단 복수응시 혐의를 받게되고 대학으로서는 그런 수험생은 합격 후 반드시 자기학교 학생이 되리라고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대·연대·고대를 비롯, 대부분의 대학은 면접고사 결과를 4단계로 평가, A·B·C의 3단계외 제4단계 평가를 받은 수험생은 불합격시킨다. 서강대·단국대 등은 면접 결과를 동점자 우선 선발 기준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사범대·의대 등 졸업 후 사람을 직접 다루는 학과에서는 남에게 혐오감을 주거나 적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학력고사나 내신성적 점수에 관계없이 불합격 요인이 될 수 있다.
대학관계자들은 그렇다고 수험생들이 지나치게 긴장할 필요는 없다고 충고한다. 불합격판정은 면접교수 개인감정으로서가 아니라 사정위원 전원이 동의할 만큼 뚜렷한 이유가 있어야하기 때문에 극히 예외에 속한다는 것이다. 단정한 용모와 성실한 태도로 대화에 임하면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면접고사에서 수험생은 먼저 담당교수가 좋은 인상을 갖도록 유의해야한다. 담당교수는 처음 만난 수험생을 입학시켜도 좋은가, 학생으로서 받아들이기에 부적당한가를 결정할 때 첫인상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서울대 법대 K교수는『수험생이 고사장으로 들어와서 수험표를 제출하고 좌석에 자리잡기까지의 불과 몇 초 동안에 벌써 그 학생의 첫인상을 파악하게된다』고 말하고.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복장과 용모, 그리고 몸가짐이라고 지적했다. K교수는 이때 청결하게 손질한 학생복차림에 깔끔하게 다듬은 용모에서 가장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연세대 L교수는『복장과 용모가 단정해도 태도가 괴이하거나 불손하면 감점을 당한다』고 지적했다. 면접교수 앞에서 까닭 없이 싱글벙글하거나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심지어는 손마디를 딱딱거리고 다리를 포갠 채 흔드는 자세는 좋은 평가를 얻기 어렵다. 방자하거나 지나치게 무례한 태도는 불합격판정을 받을 수도 있다. 침착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해야한다.
면접교수는 대개의 경우 수험생에게 고교생활·가정환경·지망동기·대학생활계획·교우관계·취미생활·인생관·세계관 등을 물어본다. 이때 가령 부모님이나 선배의 권유로 지망했다든지, 대학생활계획은 입학후의 일이라는 식의 대답은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고려대 H교수는『수험생이 면접고사에서 자신의 속을 털어놓아야 한다』고 전제,『면접교수가 인품을 알아보기 위해 어떤 까다로운 질문을 하더라도 수험생은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솔직하고 분명하게 대답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면접교수가 불성실하다는 판단을 내려서 수험생에게 이로울 것은 없기 때문이다. <끝><권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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