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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서비스」어떻게 이용하나|가전제품이 고장났을땐 「메이커」를 찾는 것이 좋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사람도 살다보면 병이 들듯 물건도 쓰다보면 이상이 생긴다. 애프터서비스가 상품판매에 꼭 뒤따라야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내구성이 강한 가전제품의 경우는 애프터서비스없는 판매는 생각할수도 없고, 서비스 자체가 판촉의 길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흡족한 애프터서비스를 말하기에는 아직도 문제가 많은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크게는 기술수준이 낮은데서 오는 제품불량이 손꼽히고, 서비스요원의 불친절도 지적당한다. 소비자측에서는 상품지식의 미흡으로 안해도될 서비스요청을 하는 점도 흔히 있다.
밤이 긴 요즈음은 TV나 난방기구의 사용시간도 느는 때, 그만큼 이들기구의 서비스요청도 늘고 있다. 정초연휴면 오락수단으로 TV시청률도 높아진다. 사전점검도 필요할 때다. 가전제품 애프터서비스의 실태를 점검해본다.

<실태>
시판의 역사는 꽤 됐지만 우리귀에 애프터서비스란 용어가 들린지는 오래지않다. 74∼75년 흑백TV를 위시해 가전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이커 사이의 판촉경쟁이 치열해졌다. 사실은 이때부터 애프터서비스 체제도 자리잡기 시작했다.
현재 가전회사의 애프터서비스 체제는 본사 주도의 서비스센터·서비스지정대리점·일반대리점의 3원조직이 보통이다.
가전3사의 경우 대리점 총수는 전국적으로 1천여개 정도. 지난 한햇동안 줄잡아 15만건이상의 서비스요청이 이곳으로 몰렸다.
한점포당 1천5백건, 하루에 4∼5건을 처리하는 셈이다.
일본의 점포(전기점)당 연1천90건에 비하면 부담도 많다.
물론 소비자의 서비스요청은 보급률이 높은 제품일수록 많다. 값이 비싸고 내구연한이 긴 제품일수록 요청이 몰리는 경향이다. A업체가 올해 본사 서비스센터에서만 처리한 2만4천여건의 서비스현황을 보면, TV가 36.5%로 가장많고 냉장고 23.5%, 오디오·세탁기제품이 14.6%와 12.5%로 대종을 이뤘다.
특기할 것은『고장이 아닌 고장수리의뢰』가 절반에 가까운 46%를 차지했다. 일본의 경우는 이 「난센스콜」이 15.7%로 그만큼 우리 소비자들이 제품상식에 어둡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이용방법>
애프터서비스 요청은 제품메이커를 찾는 것이 좋다. 메이커도 타사제품에 손을 대지않지만, 생산업체가 그 제품의 성격을 가장 잘알기 때문이다.
상식에 속하지만 보증기간안의 애프터서비스는 무료이고 다만 소비자가 파손을 시켰더라도 부품비만 지불하면 고칠수 있다. 가전제품의 보증기간은 냉장고·에어컨이 2년, 컬러TV와 스테레오가 1년반. 기타 흑백TV와 세탁기·주방기구는 1년이다.
보증기간이 지나 부담하는 수리비는 출장비+부품대+기술료+부가세다. 기술료는 수리의 쉽고 어려움에 따라 정해지는 것. 예를들어 TV브라운관을 바꾼다면 기술료는 1천원(기술공수10×1백원)이고 출장료는 1천원정도(10㎞미만). 따라서 거리가 가까운 서울시내의 경우 출장료를 1천원이상 요구하면 수리요원의 성실성을 의심해도 좋고 더군다나 큰 메이커에서는 현재 기술료·출장료의 징수를 가급적 삼가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제품에 이상이 생기면 소비자는 곧 구매한 대리점을 머리에 떠올린다. 그러나 메이커마다 직접 소비자상담실을 두고있어 애프터서비스 요청을 대리점보다 이곳에가면 즉각 처리를 기대할수 있다. 메이커에서는 또 보통 봄·가을 두차례 전국순회서비스행사를 정해놓고 있으므로 이때를 이용하면 사전점검도 받을수 있다.
TV의 경우는 방송국서비스도 있으나 실적은 크지않고 전파상을 이용하는것은 출장비만도 5천∼1만원으로 애프터서비스라기보다는 장사로 보는쪽이 옳다.
수리를 받기 위해서는 또 서비스요원에게 이상 상태를 자세히 설명하는 것도 필요하다. 의사도 환자의 상태를 잘알아야 그만큼 치료도 쉬운것과 마찬가지다.

<문제점>
애프터서비스의 문제는 바로 제품의 신뢰성과 직결된다. 소비자의 대부분이『고장이 나면 어떻게 하나』하는 불안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은 이때문.
기술의 후진성이 소비자의 불만을 불러오고 애프터서비스 요청도 높인다는 이야기다. 비밀의 장막에 가려져 있지만 일본의 경우 컬러TV의 애프터서비스율은 1년에 4%선. 우리는 7%선에 이르고 있다. 보증기간안에 수리가 많다는 것은 곧 생산기술이 상대적으로 떨어져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 원인은 메이커측 설명에 따르면 설계및 부품부량이 60%정도. 설명대로라면 낮은 기술 때문에 부담을 불가피하게 소비자가 받고있는 결과다.
소비자가 애태우는 문제는 불러도 오지않고 불친절하다는 점도 있다. 말하자면 판매에만 관심이 있을뿐 뒷처리에는 약하다는 것. 앞서말한 처리능력에 비해 서비스요청이 많다는 문제도 여기에 속하다. 더우기 메이커와 대리점이 별도 채산의 계약제여서 본사의 제어능력이 못미치면 이런일이 잦아진다. 실제 소비자보호단체에 신고된 내용도 기다리다 못해 화가나 고발했다는 경우가 많다.때로는 서비스요원이 무리한돈을 요구해 챙기는 때도 있고 서비스요원의 미숙으로 저질러지는 잘못도 있다. 우리의 경우도 하루가 다르게 제품의 기술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서비스요원의 기술부족은 제품을 잘못만지는 경우도 남고 제품의병도 오히려 깊게하는 것이다. 설명서를 챙기는 노력드 부족하고 서로간의 상품지식교환도 부족하다. 물건은 집에 있어도 설명서나 보증서를 잃어버린 가정이 의외로 많다. 결국 사용미숙이 저질러지고 서비스릍 요청하는 결과를 부른다. 소비자는 왕이라지만 이래서는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고 경제적손해도 뒤따른다.<장성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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