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프랑스의 장 티롤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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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경제학상은 프랑스 출신인 장 티롤(61) 툴루스대학 교수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3일 “기업의 경쟁 행태와 시장 내 행위를 분석해 시장의 실패에 관한 연구에 기여한 티롤 교수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티롤 교수의 연구를 바탕으로 중앙정부가 기업간 인수합병(M&ampamp;A)이나 카르텔 등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됐다"며 "특히 독점 기업에 대한 최적의 규제가 무엇인지를 규명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경제 위기 이후 주요 국가들이 기업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와중이어서 티롤 교수의 연구 업적이 주목받았다”고 보도했다. 티롤 교수의 이론이 기존 학자들과 다른 점은, 규제를 할 때는 일반 원칙이 아니라 각 산업 환경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 점이다. 이전에는 일반 원칙에 따라 모든 산업을 규제할 수 있다는 이론이 대세였다. 독과점기업에 대한 가격 상한제나 경쟁자간 담합 금지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티롤 교수는 일반적인 규제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는 건 아니라고 주장했다. 예컨대 가격 상한제는 독과점기업의 비용절감을 부추길 수 있고, 이 결과 독과점기업에만 초과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사회에는 오히려 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트롤 교수는 최선의 규제 및 경쟁 정책은 각 산업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티롤 교수는 2011년 이후 노벨상 수상자 후보군에 자주 오른 인물이다. 그는 애초 공학을 공부했다. 프랑스 최고 엘리트 교육기관인 그랑제꼴의 하나인 에꼴폴리테크닉을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해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인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건 세 번째로 1988년(모리스 알레 수상) 이후 26년 만이다. 티롤 교수는 올 12월 스웨덴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황금 메달과 상금 800만 크로네(약 12억원)를 받는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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