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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혁신학교, 내년부터 10곳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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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부산 지역 고등학교는 ‘0교시 수업’과 ‘토요일 보충수업’이 2학기부터 금지됐다. 강제적이었던 보충수업과 야간 자율학습은 학생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바뀌었다. 경남에선 고입 선발고사와 0교시 수업이 내년 3월 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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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로 취임 100일을 넘긴 진보 성향의 김석준(57) 부산교육감과 박종훈(54) 경남교육감이 일으킨 변화다. 두 교육감 취임으로 급격한 변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었으나 큰 마찰 없이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김 교육감은 “가시적이고 큰 성과보다 차분한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며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바른 교육을 위한 정책을 합리적이고 지속적으로 밀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교육감도 “정책이 아무리 올바르다 해도 저에 대한 거부감이 들면 모든 일이 허사가 된다”며 “낯선 교육감이 교육가족과 도민 속으로 다정하게 들어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두 교육감은 혁신학교 추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혁신학교는 진보 교육감의 상징적인 사업이기도 하다. 부산은 혁신학교 워크숍과 교사 직무연수를 마쳤다. 부산형 혁신학교는 10곳을 뽑아 내년에 운영에 들어가는 등 3년간 30곳이 생긴다.

 혁신학교 참여교사에겐 인센티브를 주지 않는다. 순수하게 학교를 바꿀 의지를 가진 교사의 자발적 참여로 운영하겠다는 뜻이다. 김 교육감은 “인센티브와 예산 지원으로 추진한 정책은 지원이 끊기면 흐지부지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경남도 역시 혁신학교 추진단에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내년 3월 10곳을 선정해 운영할 예정이다.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체험학습과 도서관 활용 수업 등 다양한 수업을 한다. 그러나 보수단체들은 전교조가 혁신학교를 장악하려 한다는 비판적 시선을 보내고 있어 투명 운영이 과제로 남았다.

 두 교육감은 교사 잡무를 줄이고 중요하지 않은 정책을 과감하게 폐기하는 점도 닮았다. 부산은 노래 동아리 운영과 합창발표회를 하는 ‘노래하는 학교’, 수업 우수 교사제, 창작 줄넘기 경연대회 등 235건을 없앴다. 138건은 운영을 개선하거나 축소했다. 이번에 정비된 373건은 전체 정책사업 948건의 39%에 해당한다.

 경남은 연구·시범학교 제도를 폐지했다. 안전하고 건강한 교육환경을 만들고 학교폭력을 없애기 위한 전담기구도 곧 발족한다.

 전면 무상급식은 부산의 경우 내년 3월 중학교 1학년부터 도입한다. 경남은 내년 시 지역 중학교까지 확대해 경남 전체 초·중학교와 읍·면 지역 고교생이 모두 무상급식을 받게 된다. 부산교육청은 소요예산 150억원 가운데 50억원을 부산시가 부담해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다. 경남교육청은 경남도와 7월부터 9차례 협상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예산 확보가 유동적이다.

김상진·위성욱 기자

혁신학교=대안학교와 달리 국가의 법적 교육 과정 안에서 공교육 정상화를 추구한다. 입시 위주의 획일적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기르기 위해 교육 과정을 다양화하는 것이다. 교사의 자발성과 민주성을 바탕으로 운영한다. 북유럽 나라의 교육 과정을 참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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