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가치 오를 것 … 중국 투자 매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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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아제이 코울 대표는 “중국 위안화 가치가 장기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

“수퍼 달러보다 위안화 절상에 주목하라.”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얼라이언스번스틴의 아제이 코울 아시아 대표의 지적이다. 그는 2011년부터 일본을 제외한 한국·홍콩·싱가포르·대만 등지 아시아 지역을 총괄 담당하고 있다. 3개월에 한번씩 한국을 방문하는 그를 지난달 30일 만났다. 달러화 강세 조짐으로 코스피가 조정받기 시작했을 때다. 이후 시장 불안이 더 심해졌다. 인터뷰 다음날 코스피는 28포인트 빠지며 2000선을 내줬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지난 9월 신흥국 증시에서 글로벌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갔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한국을 비롯해 대만·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베트남·인도 등지 아시아 7개국 주식시장에서 약1조5200억원이 순매도됐다.

 - 미국 달러 강세가 지난해처럼 아시아 시장에 타격을 줄까.

 “앞으로 미국 금리는 오를 것이다. 금리 정상화 과정은 경제성장률이나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수 년간에 걸쳐 완만하게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금리 정상화 과정을 거친 후에도 금리 수준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직전의 고점보다 낮을 것으로 본다. 지난해처럼 아시아 시장을 뒤흔들 정도의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 강세와 맞물려 중국 위안화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위안화 대비 원화가치가 9.3% 뛰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위안화 예금이 크게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기준 국내 거주자의 위안화 외화예금 잔액이 약 162억 달러로 1년 전보다 56배 급증했다. 중국 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가 평균 3%대로 2% 초·중반인 국내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기 때문이다.

 - 앞으로 위안화 움직임은 어떨까.

 “위안화 가치는 점차 빠른 속도로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위안화는 달러와 유로 다음으로 세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글로벌 결제 통화가 됐다. 또 중국은 연간 2500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하며 4조 달러에 이르는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높은 외환보유고를 통해 통화 절상 압력을 흡수해왔다. 위안화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다. 지금이 위안화 투자 적기다. 중국에 투자할 때도 위안화를 헤지하지 말고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 홍콩과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 제도가 중국 투자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가.

 “앞으로 개인이 후강퉁 제도를 통해 직접 중국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최근 중국은 후강퉁 등 금융개혁을 통해 외국인 투자 문턱을 낮추고 있다. 금융시장 개방은 수급과 투자심리 개선 측면에서 호재로 작용한다. 또 위안화는 국제통화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얼라이언스번스틴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중국 채권 투자를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위안화는 중국의 높은 외환 보유고 및 경상 수지 흑자를 감안할 때 미국 달러화 대비 절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따라서 채권 투자로 금리는 물론 위안화 절상에 따른 추가적인 수익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요즘 아시아 투자자 관심은.

 “한국을 비롯해 홍콩·대만 등지 아시아가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투자자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관심이 높아졌다. 매달 꾸준히 이자나 수익을 제공하는 인컴펀드가 인기가 많다.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가장 많이 판매한 ‘AB글로벌 고수익 증권투자신탁’역시 월지급식 채권형상품으로도 판매가 된다.”

 - 그렇다면 연말까지 투자전략.

 “눈앞의 단기 성과를 쫓아서는 안된다. 환율 등 외부 변수에 의해 잠시 수익률은 빠질 수 있다. 하지만 투자 대상의 펀더멘털이 바뀌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기 마련이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분산 투자하는 게 기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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