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고미술품 시장 가짜·장물이 대부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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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영국 런던 미술시장에서 거래되는 고미술 명품의 대부분이 가짜 아니면 장물이라고 세계적인 감식전문가 폴 크래덕 대영박물관 연구관이 감정협회 주최로 열린 국제회의에서 주장했다.

일간 인디펜던트의 24일 보도다. 연 1조원 규모의 물건이 거래되는 런던은 미국 뉴욕과 함께 세계의 양대 미술품 시장이다.

크래덕은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물건은 매우 드물다. 대영박물관은 물건을 사들일 때 출처를 확인하는데, 대부분의 물건이 출처를 떳떳이 밝히지 못한다. 최근엔 이라크 전쟁 당시 도난당한 물건이 많이 유통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 전쟁 당시 사라진 고미술품 가운데 아직 행방을 모르는 주요 물품은 8000여 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크래덕은 "미국인 재벌의 상속녀가 지난 수년간 중동지역 고미술품 가운데 보석을 집중 수집했는데, 그의 부탁으로 확인해 보니 거의 대부분이 가짜였다"고 밝혔다. 대영박물관이 속아서 사들인 위조품으로는 '크리스털 두개골'이 대표적이다.

아메리카 대륙 고대 아즈텍 문명에서 죽음을 상징하는 의미로 만들어진 고미술품으로 알고 1897년 상당한 고액을 주고 구입했다.

그러나 최근 정밀 감정한 결과 19세기 유럽의 연마기로 깎은 것으로 드러났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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