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보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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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쌀을 고르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매장 마다 수많은 브랜드의 쌀이 넘쳐나는데다 가격도 천차 만별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판매되는 쌀 브랜드만해도 1000여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건강 바람이 불면서 몸에 좋은 다양한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 쌀들이 속속 선보여 소비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키크는 쌀, 살 빠지는 쌀, 당뇨쌀 등 종류가 다양하고 밥 만 먹어도 '보약'이 될 것 같은 시대가 됐다. 이같은 수많은 종류의 기능성 쌀은 품종과 가공 방법 등에 따라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품종 개발 쌀=가장 확실한 방법은 품종 개발을 통해 쌀 자체에 특별한 성분이 강화되는 경우다. 농촌진흥청과 대학연구소 등에서 새로운 품종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이 결과물들이 시험 재배를 거쳐 상품화되고 있다.

검정쌀인 흑미나, 향기나는 쌀인 향미 등이 대표적이며 최근 영안벼와 고아미 2호 등이 재배에 성공, 상품화되고 있다. 서울대 농대에서 육종에 성공한 거대 배아 현미도 있다. 영안벼는 일반 쌀에 비해 성장발육에 도움을 주는 라이신 함유량이 높아 일명 키크는 쌀로 불리기도 한다. '플러스키'란 이름으로 상품화되어 인기리에 판매중이다.

거대 배아 현미는 돌연변이를 통해 쌀 눈이 일반 쌀보다 4배 정도 커진 쌀이다. 농업 벤처기업 신지의 진중현 이사는 "쌀 눈은 쌀 전체 영양소의 83%를 함유하고 있다"며 "거대 배아 현미는 쌀의 영양이 집약된 부분이 4배나 커졌기 때문에 영양면에서도 큰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반 현미에 비해 성장 촉진을 돕는 라이신 성분이 48%나 많고 식이섬유, 식물성 스테롤의 함유량도 높다"고 덧붙였다.

고아미 2호는 인체 내 효소로는 소화되지 않는 식이섬유 함량이 많아 먹어도 살이찌지 않는 다이어트쌀로 알려져 있다. 백화점이나 유기농 전문점,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주로 판매되며 거대 배아 현미가 1kg에 1만5000원, 고아미 2호는 3.5kg에 2만8000원, 플러스 키는 7kg에 3만원 정도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영양분을 쌀에 입힌 '코팅쌀'=일반 품종의 쌀을 정상적인 재배 방법을 통해 재배한 후 쌀 표면에 특수 성분을 가공해서 입힌 일명 '코팅쌀'이다. 최근 관련 특허 출원이 줄을 이을 정도로 각광받고 있다. 코팅 물질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갖게 만들 수 있다. 코팅 물질의 종류도 과일이나 채소, 나무, 곡물 등 식물 성분은 물론 물론 칼슘, 비타민 등 영양성분을 직접 입히는 경우도 있다. 그밖에 우유나 인삼, 콜라겐, 버섯, 해조류에서부터 최근에는 금, 은을 코팅한 쌀까지 등장할 정도다.

비타민A 성분을 코팅한 카로틴쌀이나 칼슘, 철분쌀, 다이어트쌀, 당뇨쌀 DHA 강화쌀, 은단쌀, 홍화씨 추출액 함유쌀, 포도씨 추출물 코팅쌀, 매실 추출물 함유쌀, 녹차 첨가쌀 등이 나와있다. 또 동충하초쌀, 홍국쌀 등도 있다.

★재배 과정에 영양분 투여=게르마늄쌀이나 키토산쌀처럼 재배 과정에서 논이나 비료에 직접 영양 성분을 투여한 쌀도 있다.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 친환경 농산물일 뿐 아니라 해당 영양분이 쌀에 함유되기 때문에 건강도 고려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게르마늄쌀의 경우 광물질의 일종인 게르마늄을 분쇄해 비료로 사용해서 재배한 쌀이다.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쌀로도 각광받고 있으며 게르마늄의 다양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키토산쌀은 게에서 추출한 키토산을 이용하여 벼를 재배하는 방식이다.

기능성 쌀 대부분은 일반 쌀에 비해 가격이 비싼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최근 기능성 쌀이 쏟아져나오면서 그 효과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일부 품종개량쌀을 제외한 많은 기능성 쌀 대부분은 효과에 대한 정확한 검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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