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처럼 명승부 재현한 유재학호, 금메달 꿈 이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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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한 기자

12년 전 명승부를 재현했다. 한국 남자 농구가 12년 전 그대로 홈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극적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농구 결승에서 이란을 79-77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대표팀은 지난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을 따냈다.

명승부였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이란의 고공 농구를 효과적으로 틀어 막으며, 앞서는 경기를 펼쳤다. 김종규(LG), 오세근(상무) 등 센터진은 이란의 장신 센터(2m18cm) 하메드 하다디를 앞에 두고 주눅들지 않은 플레이를 펼치며 밀리지 않았다. 골밑에서 밀리지 않자 외곽이 고비 때 터졌다. 슈터 문태종(LG), 조성민(KT)은 고비마다 득점포를 가동했다. 한국은 2쿼터까지 42-36, 6점 차로 앞섰다.

그러나 3쿼터 들어 이란이 반격에 나섰다. 하다디의 공격이 살아나고 간판 포워드 닉 카바라미를 앞세워 한국을 맹추격했다. 결국 3쿼터 중반 역전에 허용했다. 이후 팽팽한 접전이 펼쳐졌다. 이란이 먼저 앞서면 한국이 따라가는 식으로 경기가 전개됐다.

한국은 4쿼터 1분 9초를 남겨놓고 70-75, 5점 차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이때부터 한국 선수들의 쇼타임이 시작됐다. 먼저 주장 양동근이 포문을 열었다. 양동근은 오픈 찬스에서 깔끔한 3점슛으로 추격에 고삐를 당겼다. 이어 종료 36초 전 김종규가 골밑슛 성공에 이어 자유투까지 얻어내는 '3점 플레이'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이란 공격에서 김종규는 악착같이 따라붙어 공을 따내며 공격권을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이어 이란의 반칙 작전이 지속됐지만 자유투를 얻은 문태종이 깔끔하게 잇따라 성공시키며 리드를 이어갔다. 이란은 종료 10초를 남겨놓고 공격을 시도했지만 한국의 끈질긴 수비를 뚫지 못했다. 결국 막판 대반전에 성공하며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12년 전 부산 대회 때도 비슷한 양상으로 경기를 뒤집으며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당시 중국과 결승에서 맞붙은 한국은 한때 20여점 차까지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끈질기게 따라붙은 한국은 4쿼터 종료 1분 7초를 남기고 뒤집기 쇼를 펼쳤다. 81-88로 뒤진 상황에서 김승현, 현주엽, 문경은의 연속 득점으로 88-90까지 쫓아갔고, 종료 4.7초 전 현주엽의 동점 레이업슛이 터져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결국 한국은 연장에만 6점을 넣은 현주엽의 활약을 앞세워 102-100, 역전에 성공하며 극적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인천=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