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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고택 들러 짭조름한 간고등어 밥상 받아 볼까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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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2년에 지어진 안동 봉정사.

청량한 계절 가을에는 구경해야 할 것이 무궁무진이다. 햇과일과 곡식이 쏟아지고 통통히 살이 오른 생선도 수두룩하다. 단풍구경은 말할 것도 없다. 이 좋은 것을 한 데 모아 놓은 고장이 있어 소개한다. 경북 안동이다. 고즈넉한 도시를 감싸 안은 크고 작은 산에는 붉은 물이 곱게 들고 풍성한 먹거리가 한상 가득 올라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풍족함에 운치까지 더했다. 청아한 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200년 묵은 고택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것도 이 계절에 누릴 수 있는 호사중 하나다.

2 안동 하회마을 별신굿 탈놀이. 3 하회마을을 휘돌아 흐르는 낙동강. 4 안동의 대표 특산품 간고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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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안동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민속마을인 하회마을을 필두로 문화재와 볼거리가 곳곳에 있다. 안동하회마을은 낙동강이 휘감아 지나는 물돌이 마을로 풍산 류씨의 집성촌이다. 지금도 마을주민의 70%가 류씨 집안 사람이다. 풍산 류씨가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은 약 600전이란다.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하회마을에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1999년)과 미국 조지 부시 전 대통령(2005년)도 들렀다. 유서 깊은 마을에는 보물도 많다. 류성룡(1542~1607)이 쓴 임진왜란 회고기 '징비록'과 하회탈이 국보로 지정되었고 보물이 4점, 중요민속자료가 10점 등이 있다. 1984년에는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됐다.

안동 수곡고택은 1792년(정조 16년)에 지어졌다. 풍산읍에서 안동 하회마을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안동 권씨 집성촌인 가일마을에 있다. 나지막한 야산을 병풍삼아 50여 호가 모여 사는 소담한 마을이다. 이 고요한 마을은 밤이 되면 풍류의 장이 된다. 사단법인 경북미래문화재단 공연기획팀이 마을을 방문해 대금·해금 등 전통 국악기와 각종 공연을 펼친다.
안동에는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목조건물도 있다. 서후면에 있는 봉정사 극락전이다. 봉정사는 통일신라시대 때 지어진 절로 672년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1972년 봉정사 극락전을 복원할 때 1363년에 극락전을 중수했다는 기록이 발견돼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인정받았다.

# 안동의 맛 간고등어

간고등어는 안동의 대표 특산품이다. 다른 지역에도 간고등어가 있지만 안동 것을 최고로 친다. 내륙인 안동이 간고등어로 이름난 사연은 이렇다. 옛날 장돌뱅이가 걸어서 전국을 떠돌 때의 일이다. 장돌뱅이들은 영덕과 울진 등지에서 잡은 고등어를 안동으로 가져와 팔았다.

영덕에서는 황장재를, 울진에서는 구주령을 넘어 진보면을 지나 온종일 꼬박 걸어 안동시 임동면 장터에 도착했다. 임동면 근방에서 상인들은 봇짐을 풀고 고등어가 상하지 않도록 내장을 제거하고 뱃속에 소금을 넣었다. 이것이 간고등어다. 짭짤하게 간이 밴 생선 맛이 특출해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안동시 어디를 가도 간고등어 판매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 옛날 안동으로 들어오는 간고등어가 모두 집결했던 안동구시장에는 몇 집 남지 않았다. 입맛이 바뀐 탓인지 안동찜닭을 파는 가게가 더 많다. 시장 골목을 거닐다 어디선가 고소하고 짠 냄새를 맡으면 괜히 반갑기까지 하다. 안동역 앞에 있는 일직식당이 이름났다. 간고등어 명인 이동삼씨가 운영한다.

여행박사(tourbaksa.com)가 올 가을 경북으로 떠나는 ‘고택에서 하룻밤. 경북 맛과 멋, 흥이 어우러진 힐링여행’을 판매한다. 안동, 의성, 봉화 코스 세 가지다. 9월27일부터 11월29일까지지 매주 수·토요일 출발하고 날짜마다 여행코스가 다르다. 1인 10만5000원부터이며 아침·점심·저녁 식사가 포함됐다. 070-7017-2408.

글=홍지연 기자 jhong@joongang.co.kr 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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