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류길재 "북한, 5·24조치 풀기 원하면 회담장 나오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류길재 통일부 장관(왼쪽)과 유기준 외교통일위원장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 당정협의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이날 오전 류 장관은 한반도국제포럼에 참석해 “남북 간 현안을 풀려면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대화에 호응할 것을 촉구했다. [뉴시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25일 “남북 간 여러 현안을 풀려면 대화를 해야 한다”면서 “우리 정부는 모든 문제를 회담 테이블에 놓고 풀어 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이날 통일부와 동아시아연구원(원장 이숙종)이 공동주관한 한반도국제포럼 환영사에서 “정부가 제의한 남북 고위급 접촉에 북한은 하루빨리 호응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남북 고위급 회담이 성사될 경우 북한이 주장해온 5·24 대북조치 해제 문제 등도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류 장관은 “어느 일방의 조치를 놓고 전제조건을 내걸어서는 문제를 풀 수 없다”며 5·24 조치와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전단을 이유로 회담에 나서지 않고 있는 북한의 태도변화를 촉구했다. 류 장관은 포럼 직후 기자와 만나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모든 문제를 테이블에 올려놓는다’는 의미를 어느 수준으로 이해하면 되나.

 “5·24조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북한이) 테이블에, 회담 테이블에 나오라는 것이다.”

 - 그간엔 북한이 얘기를 꺼내면 논의하긴 어렵지만 경청할 수는 있다는 입장이었는데.

 “협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입장이 이전보다 진전된 것이라고 봐도 되나.

 “진전된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제재를 풀 테니 나오라’는 식으로)더 세게 얘기는 못하지 않는가.”

 -최근 우리 내부의 5·24 조치 해제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해도 되는가.

 “사실 우리 내부에서 지난해 북·러 간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포스코·코레일·현대)이 참여할 때부터 내부에서 그런 논의가 많이 있었다.”

  -북한이 요구하는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도 협의할 수 있는 건가.

 “그건 조금 다르다. 미묘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그것도 얘기할 수는 있다.”

 류 장관은 포럼 환영사에서 북한 인권과 북핵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에게 그들의 열악한 삶의 질을 개선하고 함께 걱정하는 남한 주민들과 국제사회가 있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한 불굴의 노력과 인도적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을 국제사회에 동참시키는 전략적 관여의 틀로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그러곤 “남북한 통일 문제는 한국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면서 ▶남북관계 개선 ▶국제사회와의 협력 ▶국내 통일준비 등을 ‘한반도 통일을 위한 세 바퀴’로 꼽았다.

 2010년 창설된 한반도국제포럼은 26일까지 열린다. 올해 행사에는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10개국 전·현직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 등 250여 명이 참가했다.

이영종 기자

◆5·24대북조치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건 두 달 뒤인 2010년5월 정부가 발표한 제재조치. 대북투자와 방북 금지, 취약계층을 제외한 대북지원 중단 등을 담고 있다. 북한은 해제를 줄곧 요구해 왔고, 최근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해제 필요성을 제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