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반기문과 면담 만찬

중앙일보

입력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 사무총장 관저에 함께 모였다. 유엔 총회 및 기후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박 대통령을 반 총장이 관저로 초대해 만찬을 함께 하면서다.

만찬에 앞서 접견실에 모인 세 사람의 표정은 밝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무대가 아닌 세계 무대에서 국제기구의 수장이 된 한국 사람 2명과 한국 대통령이 만찬을 하는 게 한민족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어서다. 세 사람은 23일 기후정상회의 때는 모두 연사로 나선다. 박 대통령이 오전 전체회의 기조연설을, 반 총장과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오후 ‘기후 재정’ 세션에서 개회 연설을 한다. 일종의 ‘코리안 데이(Korean Day)’가 되는 셈이다.

박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반 총장과의 면담 시간도 가졌다. 지난해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면담한 이래 1년만이다. 두 정상은 지난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때도 면담을 하려 했지만 박 대통령이 몸살이 나는 바람에 취소됐었다. 캐나다 국빈방문을 마치고 22일 오후 뉴욕으로 건너온 박 대통령은 숙소에 짐을 푼 뒤 곧바로 유엔 사무총장 관저에서 반 총장을 만났다. 두 정상은 북핵 문제와 통일 구상 등 한반도 문제와 국제사회 현안에 관해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이날 만찬을 시작으로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의 유엔 동행도 시작됐다. 두 정상은 23~24일 유엔 총회와 기후정상회의 일정의 대부분을 함께 한다. 국내에선 두 사람의 동행을 또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기도 한다. 반 총장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중 하나로 반 총장의 이름이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어서다.

뉴욕=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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