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 넥타이 매고 초심 다잡기 어떠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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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넥타이 ‘고쳐 매기’ 패션쇼가 열린다. 23일 오후 7시 서울 성북동 복합문화공간 누브티스에서다. 스무 살 때부터 넥타이만 2만5000점을 수집해온 이경순(57·사진) 누브티스 대표의 아이디어다. “대한민국에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넥타이를 고쳐 매면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뜻”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패션쇼에는 국내 기업체 최고경영자(CEO) 30명이 ‘이순신 넥타이’를 매고 출연한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서 외쳤던 사자성어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를 새기고 거북선을 그린 넥타이다. 이 대표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당시 귀빈용 선물로 만들어진 넥타이”라면서 “최근 영화 ‘명량’으로 이순신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 넥타이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홍익대 공예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이 대표는 2002년 ‘히딩크 넥타이’로 유명해졌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외교통상부 장관 시절 이 대표가 디자인한 ‘독도 넥타이’를 매고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기업체 사훈이 들어간 넥타이를 주문하려는 CEO들의 발길도 꾸준하다. 이 대표는 “넥타이를 매는 것은 무장(武裝)의 의미다. 노타이를 선호하는 곳도 많아졌지만 넥타이를 매야 긴장감이 더해진다”고 말했다.

 이날 패션쇼에는 CEO 외에도 12쌍의 부자(父子)가 무대에 오른다. 자녀가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만든 넥타이를 아버지가 매고서다. 송종국 전 축구 국가대표도 딸 지아와 아들 지욱이를 데리고 무대에 선다.

 지난해 9월 개관한 누브티스는 성북동 909㎡(275평) 규모의 부지에 넥타이 박물관을 비롯해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을 갖추고 있다. 누브티스(nouveautes)는 새롭다는 뜻의 프랑스어와 구상하다란 뜻의 그리스어에서 따와 만들었다.

위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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