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협의에 전농 난입해 김무성에 계란투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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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새누리당이 18일 당정협의를 열고 쌀 시장 개방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에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회원 등 10여 명이 난입해 계란을 던지고 고춧가루를 뿌리는 소동이 일어났다.

이 날 오전 7시 30분쯤 국회 의원회관 식당에 갑자기 들어닥친 전농 회원들은 조찬 회의를 하고 있던 당정 관계자들에게 “지금 아침식사가 넘어가느냐”며 밥상을 뒤엎고 계란과 고춧가루를 던졌다. 이 자리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인제 최고위원 등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있었다. 이 최고위원은 팔에 계란을 맞았으며 취재진도 고춧가루 때문에 콜록거리는 등 봉변을 당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침착하게 “누구이며 뭐 때문에 왔는지 예의를 갖추고 얘기하라”며 “우선 폭력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정식으로 면담신청을 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농 회원들은 사과를 거부하며 “쌀 관세율 513%에서 내려가는 일 없도록 약속하라. 법안을 만들라”고 요구했다. 김영호 전농 대표는 전날 농림부가 쌀 관세화율을 공개한 데 대해 “정부가 일방적으로 졸속 추진해선 안된다”며 “야당과 깊게 국익차원에서 논의해달라”고 했다.

김 대표의 퇴장 요구에도 여성 회원 등 일부가 버티면서 당정협의가 40여 분 중단됐다. 이들은 국회 방호원들에게 끌려나가면서도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똑같다”며 끝까지 격렬하게 항의했다. 다시 재개된 회의에서 이 장관은 “전농까지 참여한 쌀산업 발전협의체를 구성해 지금까지 6차례 논의한 결과를 정부가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전농 주관으로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쌀 개방 반대 집회를 한다는데 대부분의 농민단체들이 쌀 관세화에 찬성하지만 소수의 반대 목소리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관세율 513%로 정부 방침을 정했지만 향후에도 관세가 높게 확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사진 뉴시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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