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야시·늑대 … 색깔 다른 골목 20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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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명동으로 불리는 동성로. 언제나 젊은이로 북적인다. [사진 대구시]

서울에 명동이 있다면 대구에는 동성로가 있다. 중구 동성로는 대구의 최대 번화가다. 멋과 볼거리가 집중된 곳이다. 2㎞ 남짓한 골목에 식당과 커피점·백화점·의류점 등 4000여 상가가 밀집해 있다. 하루 유동인구만 60만이다. ‘동성로’라는 명칭은 1907년 헐린 대구읍성 동쪽에 위치한 도로여서 붙은 이름이다. 동성로는 제 색깔을 내는 개성 만점 골목이 모인 곳이다. 통신골목·야시골목·늑대골목 등 기존 10개 골목에 카페골목·네일골목·점집골목·애견골목 등 10개 골목이 새로 만들어졌다.

 동성로는 골목만 잘 알면 완전정복할 수 있다. 음악을 들으며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삼덕성당 뒷골목에 자리잡은 커피골목으로 가면 된다. 커피의 종가답게 전국으로 진출한 대구 토종 커피 브랜드가 몰려 있다. ‘커피명가’ ‘다빈치커피’ ‘핸즈커피’ ‘더 브릿지’ ‘슬립리스 인 시애틀’ 등이 모두 대구에 본거지를 둔 브랜드다. 이들 커피 전문점이 이 골목에 다 있다.

 대구 동성로의 패션 1번지는 ‘야시골목’이다. 멋은 이 골목에서 시작된다. 삼덕동 고려양봉원에서 금융결제원까지 옷가게 100여 곳이 있다. 가게마다 개성있는 옷을 판다. 요즘 유행하는 옷을 보려면 이 골목으로 가라는 말이 인터넷에 나돌 정도다. ‘야시’(표준어 여우)는 세련된 여대생들이 옷을 사러 이 골목을 찾으면서 붙은 이름이다. 최근엔 손톱을 다듬어 주는 네일숍이 생기면서 ‘네일골목’으로도 불린다. 이 골목 맞은 편엔 남성복과 잡화를 파는 ‘늑대골목’이 있다. 20대와 30대 남성들이 옷을 많이 사러 가면서 생긴 이름이다.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유흥 지역 ‘핫 플레이스’는 대구백화점 맞은 편에 있다. 서울 홍대클럽 같은 클럽이 모인 골목이다. 이곳에는 시간대별로 음악을 들려 주는 디스크자키(DJ)만 30여 명이 활동 중이다. 애견골목도 놓쳐선 안된다. 개·고양이와 함께 놀 수 있는 카페들도 모여 있다.

 동성로의 중심인 대구백화점 앞은 젊음의 광장이다. 이곳에 있는 야외공연장에서는 댄스·노래·장기자랑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져 늘 활기가 넘친다. 이렇다보니 국내외 관광객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으로 꼽힌다. 요즘들어 외국인 관광객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국인과 일본인이 많다. 최근엔 중국어 간판을 단 카페까지 등장했다.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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