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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나른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가을이 되면 몸에 힘이 빠지고 의욕도 저하된다는 36세의 회사원 S씨를 통해 원인의 몇가지 가능성을 검토해 본다.
S씨는 20대까지는 감기로 누워본 일이 없을 정도로 건강했다. 그런데 30세가 되던 해 늦여름 해수욕장에서 돌아온 후 윗배의 속앓이와 함께 탈력감 때문에 쓰러져 수주일동안 누워지낸 일이 있었다.
의사가 왕진도 했고 후에 병원에 나가 치료도 받았는데 당시의 검사로는 신경성 위염과 위하수라는 것이었다. 결국 약물과 식이요법으로 치료는 했다.
그후 위의 통증은 없었지만 가을철로 접어들 때마다 심한 탈력감을 느껴 병원 찾아 간기능검사를 받았지만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32세 때는 신장염으로 며칠간 입원했는데 당시 높은 열과 등이 쑤시는 통증이 있었으며 머리도 아프고 소변을 잘 보지 못했다.
S씨의 신장은 170㎝, 체중은 54㎏으로 저녁때 친구와 어울리면 적은 양의 소주를 마시고 가끔 집에서 맥주를 마신다.
담배는 하루 1갑 정도를 피우고 커피는 하루 3∼4잔, 아침식사는 우유 1병에 토스트 1∼2개와 계란반숙으로 들며 점심·저녁은 밥으로 한다. 특별히 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은 없다.
S씨는 신경성위염과 위하수라는 진단을 받은 일이 있기 때문에 가을철의 탈력감을 위가 나빠지는데서 오는 증상이라고 믿고있다.
그러나 7년전, 상복부의 속앓이와 장기간 심한 탈력감 등에서 추측하건대 만성췌장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췌장은 위 뒷부분에 옆으로 놓여있는 장기로 소화액인 췌액을 분비하여 영양분을 분해시켜 흡수를 돕는 작용을 하고있다.
이러한 췌장에 이상이 생기면 소화가 잘 안되고 기름기를 먹으면 설사를 하기 쉽다.
췌장의 급·만성 이상이 있을 때는 췌장을 자극시키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은데 보통 튀김 등이나 버터 등 기름기를 섭취하지 않도룩 하고 우유는 탈지우유를 마시며 계란·기름기 많은 어육 등은 가능한한 제한을 하게된다.
또 위산분비물 자극시키는 식품은 췌장도 자극시키기 때문에 커피·향신료·술·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를 피하는 것이 좋다.
이때 격심한 복부 통증이 같이 나타난 사람은 신장 결석의 합병증도 의심해 볼 수 있다.
여기 등장하는 S씨는 만성췌장염이나 만성신장염 여부를 가리기 위해 적절한 검사를 받아보아야 하며, 이상이 없더라도 1년에 2회정도 소변검사와 혈침 등 필요한 기본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이러한 검사는 혹시 잠복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신장염이나 기타 질환을 조기에 찾아내기 위해 필요한 것 들이다.
S씨가 췌장 등에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면 정신적인 피로와 관련된 것 일수도 있으므로 이때는 신경경신과 의사를 찾는 것도 고러해 보아야한다.
이양종<고려병원 내과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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