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깨끗한 자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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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자연보호헌장」이 선포된지 3년이 되었다.
그 헌장에는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의 혜택속에서 살고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자연의 이법을 설명하는 귀절이 있다.
그것은 아름다운 철리를 담고있으나 곧잘 무시되고 망각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자연보호의 초보적 원칙은 아름답고 깨끗한 환경이다. 어린이들이 맨발로 뛰어놀수 있을만큼 깨끗하고 아름다우며 위험없는 환경을 보존하는 것이다. 그것은 산이나 강, 도시나 농촌의 주변환경을 가다듬어 이룩되는 환경이다. 눈에 띄는 곳은 물론이고 눈에 잘 안띄는 숲속, 바위틈에도 오물이나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일이다.
더구나 우리는 7년후면 세계만방의 시민들이 모이는 올림픽 행사를 갖는다. 오늘의 더러운 자연, 병약한 자연, 삭막한 자연을 그대로 보여줄 수는 없다.
자연보호의 궁극적 형태는 공해요인을 배제함으로써 자연의 질서와 조화를 유지한다는데 있다.
물론 그것은 국가적 차원의 문제로 끝나는건 아니고 세계적·인류적 차원의 문제이다. 인류의 산업문명이 결과한 지구환경의 파괴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사태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스탠퍼드대학의 「폴·엘리히」교수는『지구의 식물·동물·미생물의 보존을 위한 적절한 조처가 조속히 취해지지 않으면 인류는 전면핵전만큼이나 심각한 파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것은 비단 몇몇 학자들의 경고만도 아니다.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은 환경파괴가 결국은 인류를 멸망시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자연이 살아남지 못할 때 인간도 살수없기 때문이다.
세계의 열대림이 1분에 20ha씩 남벌되고 있는데따라 지금의 생물은 10분마다 1종씩 사라지고 있으며, 그결과 서기2천년엔 약1백만종의 생물이 지상에서 사라진다는 추산이다.
이것이 추산이라고 해서 가볍게 넘겨버릴 일은 아니다.
환경파괴로 인한 인류파멸을 막기위한 인류공동의 양심적인 노력이 없을수 없은 것이다.
우선 인구의 증가를 막는 일이 급하지만 생태계를 파괴하는 직접동기인「인간의 행동」을 규제하는 노력이 있어야겠다.
부의 획득과 GNP의 확대욕구가 현재 세계의 지배원리가 되고있지만 이것이 인류의 불평등과 불의와 환경파괴를 조장한 요인이었음은 오늘날 잘 알려져있는 사실이다.
특히 과잉개발로 부를 축적한 선진국들이 국제적불평등과 불의와 환경파괴의 주된 범죄자들임을 간과해선 안된다.
비록 개발도상국가이긴 하지만 산업화의 열풍에 휘말려있는 우리는 공해의 심각한 위해 가운데 살고있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공장폐수로 인한 한강오염으로 고기가 죽어가고 서울의 공기오염도는 세계적수준에 이르고 있다. 상수도시설자체가 부속한 속에서 그나마 얻어 마시는 식수조차 과연 마실만한 물인가가 의심스런 지경이 되었다. 과연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실수있을지 올림픽도시로서의 체면도 문제이다.
이제 우리도 환경공해에 대한 법적규제를 극대화하지 않을수 없는 단계에 왔다. 그건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환경보호를 위한 투자도 아낄 단계가 아니다. 그 투자를 아낄 때 생산감소, 의료비 지출, 농업피해로 GNP의 5%는 간단히 소비된다는게 유엔환경계획의 계산이다.
그동안 외견상으로 우리는 환경보존의 인식을 높여왔다.
자연보호헌장이 선포된지 3년이 되었고 제5공화국헌법엔 환경권이 규정되기도한 처지다.
그러나 실체적 환경공해 대처노력은 아직 요원한 실정이다.
때를 놓쳐서는 안된다. 지금도 늦지는 않다.
이제야말로 자연을 보호하며 지키는 일이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며 우리국토의 품위를 보호하는 일임을 명심하고 나라의 올바른 발전방향을 돌아보아야할 때인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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