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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 잘 따려면 과외하라″|여대생 외유 협박…정사 즐겨|워싱턴포스트지, 미 유명대교수들의 추문폭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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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국의 대학교수들 중에 학생들에게 좋은 학점을 준다는 댓가로 섹스 제공을 강요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6일 특집으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같은 현상은 특정학교에만 국한되지 않고 수많은 미국 내 대학에서 발생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피해자인 여학생들이 학교당국에 신고하기를 꺼리는 바람에 거의 표면에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애리조나주립대학의 한 여학생은 지난 5월 한 교수로부터 『성적을 향상시키려면 과외공부가 필요하다』는 통고를 받았다. 이 여학생이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물으니 그 교수는 『오늘밤 8시에 내 아파트로 오면 된다』고 대답했다. 결국 그 여학생은 그날 밤 교수의 아파트에서 섹스관계를 강요당하면서 엉뚱한 과외공부를 했다. 애리조나주립대학 당국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여학생의 2%에 달하는 학생이 교수로부터 뇌물이나 섹스제공의 협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9년째 이런 문제를 다루고 있는 MIT총장보좌역 「메리·로워」여사는 『우리 학교에서도 지난 1년간교수의 섹스공세를 고발해온 여학생이 25명이나 됐다』고 말하고 역시 전체여학생의 약2%정도가 유사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로드아일랜드대학은 1년평균 10∼1백명의 섹스스캔들이 보고돼 오고 있다. 현재 미국전역의 여자대학생수는 5백50만명인데 평균2%만 잡아도 약 11만명의 여학생들이 매년 섹스공세에 시달리는 셈이다. 이 때문에 여학생들 간에는『A학점을 받으려거든 교수와 동침하라』 는 은어마저 나돌 정도가 됐다. 미국심리학회가 79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예정대로 6년안에 박사학위를 받은 여자대학원생 중 무려4분의1이상이 『교수와 섹스관계를 가졌거나 섹스유희를 경험했다』고 고백했다. 로체스터대학의 한 여학생은 카운슬러에게 대담한 고백을 했다. 『제 정조는 이미 잃어버렸어요. 정조를 한번 잃고 난 다음에야 섹스관계를 또 가진들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차라리 저는 제 몸을 제공하고 계속 A학점을 받는 길을 택했지요.』 한 시골대학의 여학생은 담당 교수집에 끌려가 「보충수업」을 간단히 끝내고 나오려다가 붙잡혀 강제로 섹스관계를 가졌다. 그 사건이후 그 여학생은 교수의 강의를 청강하지도 않았는데 계속 「A」 학점을 받았다. 그녀는 대학을 졸업한 후 19살 먹은 후배여학생이 그 교수로부터 똑같은 일을 당하고 임신이 됐을까봐 고민을 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녀는 지금도 그 교수를 고발할 용기를 못 가졌던 자신을 후회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피해자가 여학생뿐만 아니라 남학생에게도 있다는 점이다. 호모인 교수의 공세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담당여교수로부터 섹스공세를 받는 남학생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대학협회보고서). 여학생의 경우와 달라서 남학생의 경우는 거의 보고가 되지 않고 있다. 교수들의 성 공세를 알아내는 경우는 대부분 피해 여학생들의 고발에 의존하고 있다. 그것도 교수가 성을 즐기고 나서 「약속한 대로」좋은 학점을 주지 않을 경우에 한하기 때문에 실제보다는 훨씬 적은 예만 알려졌을 뿐이다. 예일대학에선 교수와 성 관계를 가졌던 여학생이 어느 날 그 교수에게 『이제 더 이상 성 관계를 갖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C학점을 받고 화가 나서 그 교수를 상대로 고소를 제기했다. 또 다른 여학생은 교수가 2년간이나 성 관계를 지속하면서 「의리 없이」그녀에게 D학점을 주자 그 교수의 「비행」을 학교당국에 고발했다. 물론 개중에는 성과 학점을 엄격히 구별하려는 여학생도 있다. 한 여학생은 치근거리는 교수에게 『우리의 성 관계 때문에 내 학점을 터무니없이 좋게 주거나 또는 나쁘게 준다면 당신을 고발하겠다』고 미리 선언하고 관계를 지속했다고 실토했다. 어쨌든 피해학생들의 고발로 지금까지 적지 않은 수의 교수들이 혼이 났다. 스탠퍼드대학은 고발된 교수 중 75%이상에게 견책을 하거나 감봉처분을 내렸고 샌호제이대학은 5명의 여학생에게 성 공세를 편 심리학교수를 파면시켰다. 하버드대학도 연구실에서 학생과 이상한 것을 한 저명한 교수1명을 견책했고 버클리대는 무려 12명의 여학생을 건드린 사회학교수에게 1년간 강의정지처분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학생과 교수간의 성 관계가 하루아침에 모두 없어질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미국사회가 성적으로 너무 개방되어 있는데다가 상담수의 경우는 교수만의 책임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여학생들 자신의 태도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교육자들이 정말로 걱정하는 것은 이러한 성과 학점을 관련시키는 풍조가 미국의 교육제도 자체에 대한 신뢰성을 저하시키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워싱턴=김건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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