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식량합성서 광불 제련까지|자원난을 풀어줄 미생물 이용 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박테리아 등 각종 미생물을 식량과 에너지원으로는 물론 광물자원의 제련·선광 및 폐수정화 등에 활용하는 연구가 선진 각국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최근 한국의 한 화학회사는 메탄을 먹고사는 박테리아를 대량 번식시켜 박테리아로부터 푸르틴이라는 동물 단백질을 개발, 상업화하는데 성공했으며 캐나다에서도 톱밥이나 보릿짚·폐목재 등에서 세균을 배양, 양질의 식물 단백질을 얻어냈다. 또 캐나다·미국·영국·프랑스·벨기에·멕시코·일본·소련·헝가리·루마니아·유고슬라비아 등은 세균으로 원광을 녹여 순도 높은 우라늄을 얻고 있다. 이밖에도 일본에서는 세균전지 폐수에서의 메탄가스 생성 등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미생물 식량>
「푸르틴」이라 불리는 이 세균식량은 영국의 ICI사가 l천8백만 파운드(약2백88억원)의 예산을 투입, 13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것으로 이미 연간 몇백 t 생산 규모의 제초공장이 건설됐다.
ICI사에 따르면 이 푸르틴은 비행기 엔진오일 등 석유화학 계통의 물질에 메탄을 먹고사는 박테리아를 대량 번식시켜 건조 가공시킨 것으로 콩의 2배나 되는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어 옥수수·감자 등 가축 대체사료로는 그만이며 품질을 개선할 경우 인간의 식량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푸르틴 생산비는 t당 약 3백파운드(48만원)로 콩으로 만든 사료의 2배 가량이지만 단백질함량이 콩의 2배임을 고려하면 비싸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 회사의 주장이다.
톱밥·보릿짚·옥수수 줄기·폐목재 등에 곰팡이류의 일종인 진균을 대량 번식시켜 개발한 것으로 영양가가 없거나 조잡한 농한물 찌꺼기를 식량화할 뿐 아니라 심각한 환경오염문제까지 해결해 주는 잇점이 있다.
이 사료의 개발법을 최근 발표한 캐나다 워털루 대 화학공학과 팀은 진균사료가 ICI사의 푸르틴에 맞먹을 수 있는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사로의 영양소를 분석한 결과 단백질 40%, 전분·지방·비타민 등이 30%로 우수한 식품임이 입증됐다는 것이다.

<세균제련 및 선광>
현재 캐나다·미국 및 유럽 등지에서 사용되고 있는 세균 선광법은 광물함량이 적게 포함(0.1%이하) 돼 있는 원광에 적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광물 제련에는 고온에서 광물을 녹인 후 첨가제를 넣어서 선광하게 때문에 광물 함량이 적은 저품위 원광일 경우 경제성이 없다.
따라서 세균의 작용으로 원광을 녹여 불순물을 제거하고 순수 탄광물을 가려내는 세균 용출법에서는 값비싼 첨가물이 필요 없고 고온을 얻기 위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어 경제적인 잇점이 있다.
현재 이같은 세균 용출법을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은 캐나다 엘리오트 지역의 우라늄 광산인데 이곳은 우라늄 함량이 0.07∼0.1%에 불과한 저품위 우라늄이어서 화학적 방법에 의한 선광법으로는 수지가 맞지 않았다.
그러나 이같은 세균 용출법은 세균의 번식 및 활동에 적합한 환경조건에 전제되며 광물의 성분과 종류에 때라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세균이 달라 적절한 사용이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
그렇더라도 이 방법은 앞으로 아연·니켈·몰리브덴·티탄·금·은의 희수에도 사용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금속류의 수요는 매년 늘고있는데 비해 고품위 광석 매장량은 한정돼 있어 새로운 광물 자원의 탐사와 함께 지금까지 버려졌던 저품위 광석에 세균을 활용한다면 자원난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및 폐수정화>
미국과 소련 등이 50년대 말부터 우주선에 사용할 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한 것으로 제작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 빛을 보지 못했으나 최근에 일본에서 그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세균전지란 식품공장·도축장·추정공장의 폐수에 들어있는 영양분을 섭취, 수소를 생산하는 세균을 활용하는 것
수소를 생산하는 세균을 우뭇가사리 등에 넣어 안정시킨 뒤 영양분(폐수)을 공급하면 세균숫자가 점차 늘어나면서 수소를 계속 만들어내는데 이 수소에 백금 전극과 탄소 전극을 넣어주면 회로가 형성, 전기가 발생한다.
시판중인 일반전지는 약 3백㎜ 암페어인데 비해 세균전지는 5백㎜암페어까지 전류를 얻을 수 있는 잇점이 있으나 전류의 흐름이 일정치 않다는 점과 백금 값이 비싸다는 문젯점이 있어 백금을 대신할 니켈 전극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수소를 생산하는 세균을 배양시킨 폐수는 다시 메탄가스 생산균의 영양분으로 공급된다.
메탄가스 세균은 이 폐수를 받아 그 속의 BOD(생물학적 산소 요구량)를 많이 장식, 폐수를 BOD기준치 이하로 정화해주고 대신 연료로 쓸 수 있는 메탄가스를 만들어낸다.
최근 일본 동경대 자원화학연구소는 7일간 연속하여 전압 2.2V, 0.8 암페어의 발전능력을 갖는 세균전지의 실험에 성공했다.
한편 미국의 세라니스 화학회사도 최근 염기성 세균을 이용하는 기존의 폐수처리 공정에 비해 처리절차가 간편하고 비용도 적게 드는데 메탄가스를 동시에 발생시켜 공장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