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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생 죽자 남편은 제수일에만 전념|연민이 빗나갈 수도… 시댁과 상의하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문】40대 초반에 접어든 부부입니다. 자녀는 대학 다니는 장남과 고등학교 다니는 2남, 그리고 중학에 다니는 막내딸이 있어요. 저는 집안의 살림을 돌보면서 약간의 부업도 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별다른 풍파가 없는 단란한 가정이었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지난 연말 우연히 시동생이 사고로 사망한 후 우리가정에는 큰문젯거리가 하나 생겼어요. 남편이 집안은 돌보지 않고 동서와 국민학교, 유치원 다니는 질녀들만 돌본답니다. 동서 역시 문젯거리가 있으면 남편에게 전화해 울면서 이것저것 호소를 해오는데 말릴 수도 없는 형편 아닙니까. 일요일이면 남편은 아예 그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집을 비웁니다. 깨놓고 이야기하기도 어렵고 두고보자니 속만 탑니다. 무슨 방도가 없을까요. <남몰래 속타는 아내>
【답】 시동생의 아내라고 하면 30대는 되겠습니다. 한창 나이에 불의의 사고를 당했으니 슬픔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군요.
그러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감정적으로 위험한 시기인 것 같기도 합니다. 부인의 걱정이 기우만은 아닌 것 같군요. 사랑하는 감정은 흔히 연민에서 비롯되는 것이니까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시집식구들과 상의하고 남편과 동서에게도 일단 깨우쳐 주어 보십시오. 대학 다니는 아들까지 있으니 자칫 잘못 들 길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군요.

<김철규 박사· 국립정신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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