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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률 떨어져 교사 실직 늘어|ILO, 구미 등 선진국 실태보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출생률 저하와 세계적 불황의 틈바구니에서 선진국에서는 교사의 실업률이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국제노동기구(ILO)가 최근 발간한 『교사의 고용과 노동조건』이라는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구미선진국에서는 출생률 저하가 각국의 공통현상으로 최근 수년간 초등교육단계의 어린이들 수는 물론 학급수도 줄고 학교 폐쇄 등의 헌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교사의 실업이 급증, 영국에서는 지난해 3만7천4백 명, 벨기에서는 1만1천4백30명, 서독에서는 1만3백 명이 교단을 떠났다.
또 호주에서는 85년까지 4만∼7만 명의 교사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으며, 네덜란드에서는 앞으로 5년간 해마다 3천5백∼4천5백 명의 교사가 학교를 떠나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출생률저하에 따른 취학아동의 감소는 곧 중등교육단계에까지 미쳐 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교사의 직장이 사라져 간다는 현상은 학급당 어린이의 숫자를 줄이면 해결되는 것이지만 영국전국교원조합은 각 학급을 30명씩 편성하면 5만명 분의 직장이 확보된다고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장기불황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각국 정부는 교육비를 억제할 방침으로 있어 이 방법도 실현가능성은 희박하다.
보고서는 이처럼 교사의 실업이 일반화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교사가 매력 있는 직업으로 비쳐지지 않고 있으며, 이는 또 장래 교사의 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아직 문제가 표면화되지는 않고 있지만 75년이래 출생률저하의 경향이 확실해지고 있어 현재 구미각국이 안고 있는 이러한 문제에 머지않아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교원수요가 해마다 늘어나 79년 이후 매년 8천명씩 충원해 왔다. 퇴직자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신규 수요는 연간 2만여 명에 이른 셈이다.
특히 5차 5개년 계획 중 과밀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연간1만5천명 이상의 신규임용이 불가피해 문교부는 내년부터 임시 교원양성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보수는 신통치 못하지만 일자리는 많아 적어도 당분간은 선진국이 안고 있는 그 같은 고민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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