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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신세경·요한슨 누가 더 매력적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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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의 흥행작으로 뜨거운 여름을 보낸 극장가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강동원·송혜교 투 톱을 앞세운 가족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도박판의 스릴 넘치는 승부를 그린 ‘타짜-신의 손’ 등 한국영화의 치열한 싸움에,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액션영화 ‘루시’, 청춘의 뜨거운 몸짓을 담아낸 ‘스텝업: 올인’ 등 외화가 가세해 어느 때보다 뜨거운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각 영화들의 매력과 아쉬운 점을 솔직 담백하게 비교해봤다.

타짜-신의 손
감독 강형철 출연 최승현, 신세경, 유해진, 이하늬 등급 청소년관람불가 개봉일 9월 3일

줄거리 ‘타짜’(2006)에 이어 허영만 화백의 원작만화 2부를 스크린에 옮긴 속편. 전편의 주인공 고니(조승우)의 조카 대길(최승현)은 삼촌을 빼닮은 손재주만 믿고 도박판에 뛰어든다. 그리고 배신과 암투가 난무하는 도박판에서 미나(신세경)와의 첫사랑을 지켜내며, ‘절대악’ 아귀(김윤석)와 모든 것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인다.

봐야 할 이유 스피디한 전개, 만화적인 느낌의 연출로 지루할 틈이 없다. 전편이 개성적인 캐릭터들을 통해 도박과 인생을 논했다면, 이번 영화는 오락성에 방점을 찍었다. ‘과속스캔들’ ‘써니’로 흥행 연타를 날린 강형철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이 빛을 발한다. 그렇다고 캐릭터의 힘이 딸리는 건 아니다. 최승현과 신세경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우 사장을 연기한 이하늬의 변신도 놀랍다. 욕망에 충실한, 요염한 매력의 우 사장은 도박판 분위기를 질펀하게 만든다. 전편과의 연결고리인 고광렬(유해진)은 거침없는 입담과 화려한 손기술로 극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유해진은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 이어 또 다시 만점 활약을 펼친다.

이건 아쉽다 147분의 러닝타임이 너무 길다. 한두 개 에피소드는 덜어내도 됐을 법 하다. 엔딩이 전편만큼 짜릿하지 않다는 점도 아쉽다.

두근두근 내 인생
감독 이재용 출연 강동원, 송혜교, 조성목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9월 3일

줄거리 열여섯 살 소년 아름(조성목)은 신체 나이가 여든 살인 선천성 조로증 환자다. 대수(강동원)와 미라(송혜교) 부부는 열일곱에 아름을 낳았다. 이들의 사연은 TV 프로그램에 소개되고, 아름은 서하라는 동갑내기 소녀로부터 이메일을 받고 가슴이 뛴다.

봐야 할 이유 크게 사랑받은 김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영화는 원작의 정서를 그려내는 데 집중한다. 가족이기를, 사랑하기를 택한 이들이 서로 보듬는 데서 오는 애잔함과 따뜻함이 억지스럽지 않게 펼쳐진다. 무엇보다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건 소년 아름이다. 이 속 깊은 소년이 부모를 위하는 모습에서 눈물이 맺힌다.

최루성 드라마로 흐르지 않도록 웃음 포인트를 적절히 심어둔 이재용 감독의 명민함도 빛난다. 여전히 철이 없어 아들의 게임기를 탐내지만 아들에 대한 사랑만큼은 극진한 대수가, 그 웃음의 상당 부분을 빚어낸다. 이 인물을 조각미남 강동원이 연기했다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이건 아쉽다 너무 잔잔하다. 상업영화 문법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루시
감독 뤽 베송 출연 스칼렛 요한슨, 최민식, 모건 프리먼 등급 청소년관람불가 개봉일 9월 3일

줄거리 평범한 여인 루시(스칼렛 요한슨)는 극악무도한 조직폭력배 보스 미스터 장(최민식)에게 납치돼, 몸 속에 강력한 합성약물을 넣은 채 끌려간다. 도중 외부의 충격으로 몸 속 약물이 체내에 퍼지면서 초인적인 능력을 갖게 된다.

봐야 할 이유 인간의 능력이 뇌 사용량에 따라 달라진다는 발상부터 참신하다. 긴박한 전개도 돋보인다. 루시의 뇌 능력치가 증가하면서 벌어지는 일들도 차별화된 비주얼과 상상력으로 표현된다. 특히 파리 도심의 역주행 자동차 추격신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절망과 공포에 휩싸인 무력한 여성에서 초인(超人)으로 변하기까지의 과정을 실감나게 보여준 스칼렛 요한슨의 연기도 훌륭하다. 액션과 볼거리만 있는 게 아니다. 인류의 기원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여정을 통해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 현대인이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단순한 액션오락물과 차별화된, ‘지적인’ 영화로 평가받는 이유다.

이건 아쉽다 액션이 밋밋하다. 최민식은 정형화된 동양인 악당 이상의 면모를 보여주진 못한다. 후반부에 너무나 거대한 담론을 제시해 관객이 소화하기에 버거울 수도 있다.

스텝 업: 올인
감독 트리시 시에 출연 라이언 구즈먼, 브리아나 에비건, 애덤 G 세바니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9월 3일

줄거리 댄스팀 ‘더 몹’을 이끄는 션(라이언 구즈먼)은 할리우드에 진출하려 하지만 연이어 고배를 마신다. 더 몹 일행도 그를 떠난다. 션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댄스 배틀쇼에 참가하기 위해 무스(애덤 G 세바니), 앤디(브리아나 에비건) 등과 새로운 팀을 꾸린다.

봐야 할 이유 스텝 업 시리즈는 2006년 채닝 테이텀 주연의 ‘스텝 업’으로 시작해 이번이 다섯 번째다. 청춘의 뜨거운 에너지가 스크린을 뚫고 나올 것 같다. 시원한 오락영화로 손색이 없다. 길 잃은 청춘이 춤을 통해 방황을 끝내고 진짜 꿈을 찾는다는 이야기의 얼개는 전편들이 보여준 것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퍼포먼스가 혀를 내두르게 할 만큼 화려해졌다. 퍼포먼스의 ‘끝판왕’이라 부를 만하다. 불, 물, 바람, 모래를 이용한 춤사위가 쉴 틈 없이 펼쳐진다. 발레와 힙합, 현대무용, 라틴댄스 등 이질적인 것들을 절묘하게 섞어왔던 ‘스텝 업’ 시리즈 만의 매력도 여전하다. 2편의 여주인공이었던 앤디의 귀환도 반갑다.

이건 아쉽다 단순한 캐릭터 설정과 뻔하고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는 줄거리가 아쉽다. 키스로 끝나는 결말도 시리즈 내내 변함없다.

정현목·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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