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일본, 60세 이상 입학생엔 반값 등록금 대학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복지 선진국들은 주로 대학이 6074 교육을 담당한다. 이런 기능을 할 데가 대학만 한 곳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령 국가인 일본은 대학이 장학금 등 각종 혜택으로 단카이(團塊) 세대를 배려한다. 단카이 세대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부터 53년 사이 태어난 베이비부머다. 신문사에서 40년 일한 뒤 은퇴한 세키네 후사오(關根房雄·67)는 2년 전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메이지(明治)대 대학원 시니어 신입생에 뽑혔다. 일반적인 대학원 과정이 아니라 60세 이상만 별도로 뽑는 과정이다. 그는 “젊은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즐겁다”면서 “내가 럭비를 좋아하는데, 대학 럭비 경기를 맘껏 관람하고 응원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혼슈(本州) 야마구치(山口)현 도쿠야마(德山)대는 2008년부터 ‘시니어 세대 특별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60세 이상 입학생에겐 4년간 수업료 절반(50%)을 깎아 주고 별도의 전형 절차를 만들었다. 필기시험이 없다. 30분 면담해 학구열과 학업의지를 확인하는 게 전부다. 도쿄경제대학은 경영학·커뮤니케이션학·현대법학 등 4개 과의 시니어 석사과정을 운영 중이다. 보통 석사는 2년 과정이지만 시니어 과정은 3년 또는 4년으로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2년이 넘어가도 수업료를 크게 올리지 않는 방식으로 학비 부담을 낮췄다. 지난해는 시니어 박사과정도 문을 열었다. 35년간 잡지를 제작하다 시니어 첫 박사에 도전한 요시노 마사아키(芳野政明·67)는 “퇴직하면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더 바쁘다”며 “70세 전에 마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처럼 현재 60세 이상 학생을 별도로 선발하는 일본 대학은 10여 곳에 이른다. 2011학년도 와세다(早稻田)대 인문과학부 e스쿨의 경우 60대 이상이 5%를 차지했다. 방송대는 재학생 중 60대 이상이 21%에 이른다.

 프랑스는 대학을 중심으로 한 ‘UTA(University of the Third Age)’가 노인교육의 핵심이다. ‘Third Age’(제3의 인생)는 사회적 의무나 직업으로부터 자유로운, 새로운 삶을 뜻한다. 이를 위해 UTA는 노인에게 학위과정과 직업훈련과정을 제공한다. 프랑스는 68년 평생교육을 위한 대학 개방을 법제화했다. 학부와 대학원생의 학위과정만큼이나 평생교육이 대학의 중요한 사명으로 자리 잡았다. UTA는 툴루즈대학에서 출범했고 벨기에·스웨덴·스페인·호주·아르헨티나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독일은 대학과 시민대학(VHS)이 노인교육의 양대 축이다. 독일의 거의 모든 대학이 노인을 위해 학사는 물론 석·박사과정을 운영한다. 독일 대학은 학비가 없는데, 노인도 마찬가지 혜택을 본다. VHS는 지역평생학습센터 성격이며 6주 정도의 단기 자격증 코스가 많다. 수강생의 30%가 노인이다.

◆특별취재팀=신성식 선임기자, 박현영·장주영·김혜미 기자, 도쿄=이정헌 특파원, 김호정(중앙대 광고홍보학과)·이하은(서울여대 국어국문학과) 인턴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