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영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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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영국의 대학에 유학하는데는 언어문제 말고도 국가고시·비싼 학비 등의 두터운 장벽이 가로 놓여있다.
「대처」내각의 긴축 정책의 결과로 지금까지 지급되어 오던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국비지원이 전면 폐지되었기 때문에 영국대학에 유학하는 외국 학생은 다른 구미 대학에서보다 훨씬 많은 학비를 내야된다.
「만리장성」이 쌓여있는 영국 유학을 문제별로 자세히 살펴보자.

<조건부 입학 허가>입학 절차
▲대학학부=입학전년 12월15일까지 중앙대학 입학 관리처(UCCA)에 지기가 원하는 대학 이름을 5개까지 원하는 순서대로 제출한다.
이때부터 다음해 5월까지 이들 대학 당국과 개별적으로 인터뷰를 하는데 인터뷰에서 대학 당국은 그 학생의 학교 추천내용과 지망 과목을 토대로 앞으로 있을 국가고시(GCE=General Certificate of Education)에서 A레벨(level) 몇 개와 O레벨 몇 개를 따면 입학시키겠다는 소위 조건부 입학 허가를 한다.
GCE 테스트의 과목은 영어·영문학·불어·미술사·수학·물리·화학·생물·경제·.지리·역사·정치·사회 등인데 이중에서 상급인 A레벨에서 2과목과 초급인 O레벨에서 3과목 또는 A레벨 3과목과 O레벨 1과목에의 합격을 최저 조건으로 대개의 대학에서 요구한다. 학교가 요구하는 시험성적을 얻지 못하면 조건부 입학 허가가 취소되는 것은 물론이다.
낙방한 학생은 그 해 9월 정원이 미달한 학교나 학과에 원서를 다시 내어 재시험을 치르는 소위 클리어링이라는 과정을 거쳐 입학하거나 여기서도 떨어지면 다음에 A레벨 시험을 다시 치러야된다.
옥스퍼드와 캠브리지 대학은 인터뷰와 국가고시 외에 학교 자체에서 실시하는 시험에 합격해야된다.
영국 학생의 경우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은 일률적으로 시행되는 국가고시(GCE)를 치러야 하는데 이는 16세 때 치르는 O레벨과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2년간 공부를 더 한 후 즉 18세 때 치르는 A레벨의 두 종류가 있다.
대부분이 주관식인데 A레벨은 입학 원서를 제출하고 지원 학교와의 인터뷰를 거쳐 조건부 입학 허가를 받은 후인 6월에 치른다.

<외국인 거의 불합격>
▲외국 학생의 경우=유럽국가간에 체결된 의정서에 따라 상호간에 고등학교 졸업자격을 인정하고 있어 유럽국가간에는 GCE 시험은 면제되고 영어시험만 치른다. 그러나 다른 나라 학생은 GCE 시험을 치러야 대학 입학이 가능하다.
외국 학생으로서는 영어 실력 면에서나 고등학교 교과 과정의 차이 때문에 이 시험에 합격하기는 매우 어렵다.
현재 영국에 있는 한국 학생 수는 1백50명에 달하지만 대부분 대학원 이상 과정이나 전문학교학생이고 GCE 시험을 거쳐 학부에 들어간 한국 학생은 2명뿐이다. 이들은 모두 영국고등학교에서 공부한 학생들이다.
학교에 따라서는 이외에도 간단한 자격 시험을 치르는 곳도 있다. 한국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런던 정경대학(LSE)의 경우 3시간 짜리 시험을 치르는데 79년도 편입 시험문제를 참고로 소개하면 영어 독해력 문제 하나와 논문 문제 3개로 모두 주관식이다.
논문 제목은 ①장자가 고등교육을 받는 비율이 높다는 설이 있는데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어떤 조사를 해야하며 사실로 입증될 경우 그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②「실용성은 계획 작성에 선행되는 필요 조건이다」명제는 사실인가. ③당신이 흥미 있게 읽은 책 한 권의 내용을 소개하고 그 책에 흥미를 갖게 된 이유를 설명하라.
이 시험은 전공 과목에 관계없이 제출된「일반교양문제」라고 담당자는 설명했다.

<월등히 비싼 학비>학자금
82학년도(10월에 시작) 인문계 1년간 수업료는 그 전해의 50%가 인상된 3천 파운드(약4백20만원), 이공계는 4천 파운드(약5백60만원), 의과대학은 7천 파운드(약1천 만원)정도이고 여기에 1년 최저 생활비 2천7백 파운드(약3백80만원·런던 유학생후원회 추산)를 가산해야된다.
영국에서는 학부학생의 학비와 생활비를 지방 행정부에서 모두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장학금 제도가 없다. 따라서 외국 유학생들은 전액을 자비 부담해야한다. 대학원 과정에는 장학금 제도가 있지만 흔하지 않고 액수가 대개 적어서 외국 학생이 겨냥할 대상이 못된다.
학생의 아르바이트는 금지되어있다. 단 학생의 배우자는 노동 허가를 받아 취업할 수 있다. 그러나 실업률이 13%에 육박하고 있어 직장 구하기가 어렵다.

<철저한 튜터 제도>공부하는 분위기
영국 대학의 수업은 강의와 튜토리얼(지도교수의 개별지도) 제도를 근간으로 한다. 평균 3학생에 튜터(교수) 1명이 배정되어 교양과목을 거치지 않고 전문과목으로 들어간다.
튜터는 대개 1주일 또는 2주일에 한번씩 만나 학습 진도를 상의하고 들어야 할 강의와 읽어야 할 책을 배정 받고 또 논문 제목을 받는다.
그 다음에 만날 때는 강의·독서·논문의 결과를 토의하고 다음 과제를 배정 받는 식으로 학기동안 계속된다.
평균해서 일반 교과목 책 이외에 튜터가 배정하는 책은 1주일에 1권 정도 읽게 된다. 시험은 학년말에 한번씩 치르는데 1백% 주관식이다. 낙제하면 유급해서 다음 학년말에 다시 치를 수 있다.
영국에서 공부하고있는 한국 학생들은 실력 면에서는 뒤지지 않지만 대부분 영어실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예가 많다.
한국 대학이 유학생을 보낼 때 추천서를 사실과 다르게 과장하는 예가 있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그런 무책임한 추천은 한국 대학이 보내는 추천서의 공신력을 떨어뜨릴 뿐이다. 【런던=장두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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