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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낳은 건축의 거장「그로피우스」작품전|독일 문화원·건축가협 공동 주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독일이 낳은 금세기 건축의 거장 가운데 한사람인「월터·그로피우스」(1883∼1969)작품전이 독일 문화원과 한국 건축가 협회 공동 주최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다(13일까지).
동남아 순회전의 일환으로 일본에 이어 열리게 된 이번「그로피우스」회고 전은 국내 최초로 마련된 세계적인 건축 대가 작품전이라는데 큰 의의가 있다.
출품작은 1906∼1969년에 이르는 기간에 제작한 건축·설계·프로젝트 64점이다.
「미스」(독)「콜뷰제」(불)「라이트」(미)「하터」(핀란드)와 함께 20세기 바우하우스 건축의 기수로 손꼽히는「그로피우스」는 1919년 바이말 미술학교와 공예학교를 한데 합쳐 건축을 중심으로 한 일종의 예술 종합학교인 바우하우스로 출발케 한 장본인이다.
그의 작품은 전반적으로 주관성과 특이성을 배체하고 보통의 미디엄의 창조를 제창함으로써 광범위한 사회문제 해결을 꾀한 것이 특징이다.
1929년 독일 집합주택 연구소가 주최한 설계 경기에서 1등상을 수상한『모델 집합주택』을 비롯,『바우하우스 교직원용 주택』『퇴르텐 집합주택』『다머스톡 집합주택』등 집합주택과 저소득층 주택에 힘을 기울었다.
대표적인 작품은 1925년에 설계한「뎃소」의『바우하우스 교사』.건평 7백86평의 3층 건물로 워크숍 직업학교 무대와 식당이 달린 대강당, 스튜디오 타워 등으로 구성돼있다.
이 건물은 동선의 효율이 뛰어나고 각 부분이 명쾌하게 분리돼 있으며 용도에 따라 방을 재 할당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또 건물 자체가 명확한 정면성을 갖지 않게 설계돼 어느 각도에서도 전체를 파악할 수 없는 특징이 있다.
1925년에 벌써 완성품의 조립 화를 실행하는 등 시대를 앞서갔던 그는 말년에 이르러 자신의 명제였던『미의 대중화』가 너무 급속히 퍼져나가 오히려 타락해가고 있음을 슬퍼했다는 뒷 얘기도 전해진다.
하버드대 디자인 대학원 건축학과장을 거쳐 그가 세운 TAC에서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건축에 전념했다.
모형이 없이 사진으로만 작품을 대하는 것이 아쉽기는 하나, 많은 건축학도와 건축에 관심 있는 이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모처럼의 좋은 기회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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