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과 소비자 보할할길은 없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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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농산물 유통마진이 높아 생산자나 소비자가 다같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이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소비자의 입장=<신용자·한국여성단체소비회소비자보호위원장>농산물은 가계에 가장민감한 형향을 주는 품목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한 상태는 언제든지 가까운 상점에서 적정가격을 주고 품질 좋은 물품을 마음대로 살수 있도록 되는 것이다. 따라서 좋은 소매시장을 만드는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정부는 정확한 농업통개를 잡고 이에따라 생산자와 소비자를 동시에 보호해야한다. 농사란 원래 생산과정이 몇달걸리고 그동안 작황에 따라 수확량을 추계할수 있으며 전년도 수요량을 그해의 소비량도 조절할수 있지 않은가.
또 계절생산품에 대해서는 상품의 저장기술·포장기술을 개발해 성수기와 비수기의 가격차가 너무 크게 나지않도록 해야한다.
◇농민의 입장=<이병화·용인군 기흥면신구시범농장>
외국에서는 감자 1kg에 20원하는데 너회는 왜1백원하느냐하면 꼭 죄지은 기분이다. 그러나 농민이 받는 값은 1백원이 아니라 그 절반도 못된다. 유통단계에서 값이 불은 것이다.
유통을 개선하려면 농협의 유통체질을 개선하고 책임있는 셍산단지화가 필요하다. 일정한 구역에 특정작물믈 심게해 생산이 모자라면 농민이, 남울 때는 당국이 책임지고 처분토록 해야한다.
또 가격폭락을 막으려면 저온창고를 많이 지어야한다. 단위조합별로 만들어 운영하는것이 바람직하다.
◇도매시장의입장=<정오윤·서울청과(주) 채소과장〉
농산물의 유통이 공정하고 질서있게 거래되려면 상장을 통한 경매의 길밖에 없다.
그러나 서울에 입하되는 농산물의 70%를 차지하는 용산시장에서도 경매에 붙여지는것은 겨우 10~15%에 불과하고 85~90%는 유사도매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런상태에서 새로 짓는 가락동으로 이전한다고 유통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가락동으로 옮기기전에 용산청과시장의 모든 유사도매시장을 양성화할것을 주장한다.말하자면 옮기기전에 예행연습을 먼저 해보자는 것이다.
가락동으로 이전할 경우 한정된 시절에 어떤업체가 들어가고 어떤업체가 빠지는지가 모든 유통인들의 관심이다. 만일 잔류자에 대한 대책이 적절하지 않으면 또다시 유사시장이 형성돼 공정거래에 차질이 생길 것이다.
◇학계의 견해=(권원수·충북대교교수>
현행농산물 유통구조의 특징은 농민들이 계획성없이 생산하고 소비자는 농산물값이 계속 싸기만 바라며 상인은 그때그때 이익만 남기려하고, 정부는 투자를 하지않고 행정력으로만다스리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유통을 개선하려면 첫째 농촌에서의 생산과 출하가 개선돼야한다. 그래야 농민이 꾸준한 이익을 볼 수 있다.
소비자는 가능한한 적절한 가격으로 농산물을 사먹어야 한다. 아니면 산지와 직거래하거나 소비자운동을 벌여 부담한 거래를 막아야 한다.
상인들은 폭리만 올릴생각을 하지말고 영업을 개선해 총이익을 올려야한다.
한편 정부는 중계시장의 시설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시장활동에 대한 훈련과 지도를 해야한다. 또 유사도매시장을 선별적으로 육성하고 농민단체를 시장활동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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