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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남해 쾌속관광 여객선>5, 6호 충돌침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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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진해】16일 하오5시38분 경남거제군 하청면 가덕도 앞바다(동경 1백28도46분·북위 35도2분)에서 한려개발 소속 부산∼충무간 쾌속여객선 엔젤5호(선장 황만호·36)와 엔젤6호(선장 고상권·31)가 충돌, 두배가 모두 침몰했으나 승객과 선원 1백42명은 인근해상을 지나던 여객선과 해군함정에 모두 구조됐다. 사고는 시계(친계)35m의 안개가 짙게 깔린 가운데 두배가 안전수칙을 무시한 채 25노트의 과속으로 좁은 수로를 달리다가 일어났다.
사고당시의 충격으로 10명의 중상자를 포함, 37명이 진해국군통합병원과 시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있다.
사고를 낸 엔젤 5, 6호는 지난해 6월24일 이번과 같은 장소에서 충돌사고를 빚은 엔젤1, 2호와 대체된 것으로 5호(충무발)에는 승객67명·승무원9명 등 76명이, 6호(부산발)에는 승객56명·승무원10명 등 66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조사에 나선 해경부산지구대는 사고를 낸 두배의 선장을 업무상과실치상 및 선박파괴혐의로 입건, 정확한 원인을 수사중이다.

<충돌순간>
승객들에 따르면 사고해역에는 35m앞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짙은 안개가 끼어있어 두배의 승객들은 잡담을 하고있거나 눈을 감은 채 목적지에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엔젤5호 선장실에 있던 실습선장 김영일씨(30)는 『짙은 안개로 시야가 흐려 레이다와 자석 콤파스로 항해하고 있을 때 사고지점 2마일 앞 해상에서 황만호 선장이 레이다에 나타난 장애물을 발견, 자세히 살펴보라고 지시해 배의 속도를 35노트에서 25노트로 줄이고 있을때 안개 속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낸 엔젤6호와 맞부딪쳤다』고 말했다.
황 선장이 『안개가 질게 끼어 안전운항을 하겠다』고 안내방송을 하는 순간이었다.
충돌한 두 배가 중심을 잃고 선수부터 물이 들기 시작하자 승객들이 다투어 승강구로 몰렸으나 승무원들의 만루로 한사람씩 구명대를 입고 질은 안개 속의 바다로 뛰어내렸고 이어 내려진 6개의 구명보트에 매달렸다.
다행히 두배에는 시속 25노트(시속52㎞)면 수면 위로 펴지는 수중날개가 달려있어 선체가 가라앉는 속도가 느렸기 때문에 승객들은 짐을 버리고 대피할 시간을 얻었다.
엔젤6호는 사고발생 45분만인 6시23분에, 5호는6시28분에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중상자명단 ▲장명수(25·부산시 부산진구 전포3동330) ▲김명수(여·경남 거제군 사사면 성포리) ▲박영삼(45·충무시 정량동159) ▲이학원(26·부산시 남구룡호1동383) ▲이상문 (39·부산시 서구 신평동310) ▲반태웅(41·부산시서구 신평동128) ▲이영금(40·여·부산시) ▲이순애(64·여·부산시 해운대구) ▲박영숙(21·여·엔젤6호 안내양) ▲지유선(44·경남 거제군 사등면 성포리) <5, 6호 면허취소>

<사고대책>
해운항만청은17일 부산해운항만청에 사고수습대책본부(본부장 배광호 부산해운항만청장)를 설치, 사고회사인 한려개발과 해운조합 공동으로 사고수습에 나셨다.
항만청은 부상자들이 완치될 때까지 치료비 전액을 선박회사가 부담하며 완치 때까지의 휴업보상을 실비로 계산, 지급키로 했다.
항만청은 또 ▲기장조건이 나쁠 때는 운항시간을 3시간30분에서 4시간으로 저속운항하고 ▲부산과 충무에서의 출발시간을 조정, 사고해역에서의 조우를 피하도록 하라고 한려개발에 지시하고 사고를 낸 2척의 면허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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