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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병-정석호<내과·연세대의대 교수>(163)|요독증(8)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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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우리의 신장이 아무리 여분의 기능을 많이 가진 기관이라고 하더라도 정상기능의 5%이하까지 떨어지면 약물치료나 적극적인 식이요법을 써도 요독증은 피할 수 없다.
요독이란 세포가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신진대사를 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노폐물, 즉 일종의 체내 쓰레기로 신장이 이를 걸려 몸밖으로 배출시킨다.
몸 속에 요독이 쌍이면 빈혈·식욕감퇴·구토·시력감퇴·고혈압·호흡곤란·의식혼미 및 혼수상태 등의 요독증이 나타난다.
과거에는 이 단계에서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하였으나 그 원인이 요독소와 수분의 과잉축적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이의 효과적인 제거방법이 60년대부터 실용화됐다.
그후 신부전증을 일으키던 환자들이 비록 불편하고 비용이 들지만. 핏속의 요독과 수분을 걸러내는 투석요법을 통해 정상생활을 하게되었다.
대체로 만성신부전증의 발생빈도는 1년에 인구1백만 명당 40∼60명으로 추산되어 우리나라도1천5백∼2천3백명 정도의 환자가 매년 생기고 비슷한 숫자가 이병으로 사망한다고 볼 수 있다.
신장기능이 5%이하로 떨어진 사람은 평생 투석치료를 받거나 같은 조직을 가진 사람의 신장을 기증 받아 이식수술을 해야하는데 신장의 기증도 적고 현재의 여건으로서는 환자자신이 계속 치료비룰 부담하게 되어 l백50명 정도만이 투석요법으로 생존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신부전증의 또 하나의 치료법인 신장이식수술도 보편화 된 것은 60년대 이후지만 이식 받아야 할 환자 수에 비해 제공되는 신장이 부족한 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특히 구미각국에서는 교통사고 등 다른 원인으로 사망한 사람의 신장을 이식하는 방법이 보편화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전래의 관념과 습관으로 사체신을 얻기가 어려워 가족간의 신장제공자가 없으면 신장이식을 못하고 장기혈액투석요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한편 신장이식이 일부에 잘못 알려져 응분의 대가를 주면 자신의 신장을 제공하겠다는 사람이 심심치않게 병원에 찾아오지만 인체장기의 매매 행위는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용납되지 않으며 순수한 선의의 기증자 것만이 이용되고 있다.
신장이식과 투석요법의 선택은 환자의 원인질환·연령·병발증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50세 이전이고 전신질환이 없는 원발성 신장염이라면 이식 쪽이 좋다.
투석요법은 기계에 의존해 1주일에 2∼3회씩 병원을 찾아5∼6시간을 누워있게 되고 빈혈 등은 완전히 건강상태까지 회복되지 않는 것도 있다.
따라서 사체신을 얻는 방법이 완화되고 신장을 제공하는 사람이 많아져 기계에 목숨을 걸고 사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는게 최선이라고 볼 수 있다.<다음은 이대부속병원 문영일 이비인후과 과장의 「이비인후과 질환」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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