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한달 뒤 10조원대 IT기업으로 탄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이 27일 양사 주주들로부터 합병 승인을 얻었다. 지난 5월 26일 양사가 발표한 합병 계약이 확정됨에 따라 오는 10월 1일 시가총액 10조원대 IT 기업이 탄생하게 됐다.

이날 카카오는 경기도 판교 사옥에서, 다음은 제주도 사옥에서 각각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계약 체결 승인 등의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 한 달 간 양사 합병 작업을 마무리한 뒤 10월 1일 통합법인이 출범한다. 코스닥에 상장된 다음의 2조원대 시가총액과 카카오의 기업가치를 더하면 통합법인은 10조원대의 코스닥 1위 기업으로 올라서게 된다. 다만 이날 다음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다음카카오로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된 정관 개정안이 부결돼 통합법인 출범 후에도 당분간 법인명은 다음커뮤니케이션으로 유지된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이사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통합법인 다음카카오는 IT모바일분야에서 커뮤니케이션, 정보, 그리고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까지 아우르는 생활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해나갈 것”이라며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나가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제주도에서 열린 다음 주주총회에서는 카카오 등기이사 5명이 다음의 신임 사내ㆍ외 이사로 선임됐다. 사내이사로는 김범수 의장과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가, 사외이사에는 조민식 전 삼정 KPMG 본부장, 최재홍 원주대학교 교수, 피아오 얀 리 텐센트 부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중국의 인터넷기업 텐센트는 현재 카카오의 2대 주주로, 통합법인 다음카카오의 지분 9.9%를 보유하게 된다. 다음 등기이사 중에서는 최세훈 대표이사와 최준호 연세대 부교수(사외이사)가 이사직을 유지했다. 합병 후 통합법인은 양사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다만 공동대표 인선은 10월 통합법인 설립 후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당초 다음의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상정됐던 정관 변경안에는 상호변경, 사업목적 추가, 수권한도(발행주식의 한도)의 증가, 의결권 있는 전환주식 등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국민연금 등 일부 기관투자가와 외국인 투자자들은 발행주식의 수권한도 상향조정과 전환주식 발행조건 신설, 주주총회 의결방법 일부 조항 삭제 등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시해 정관개정안은 부결됐다. 다음은 사명변경을 위한 주주총회 소집절차를 밟아 10월 말에 임시 주총을 다시 열고 사명을 ‘다음카카오’로 변경할 예정이다.

박수련 기자 africas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