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에세이·면접 비중 커져 … 국제 이슈 배경지식 쌓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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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진학·진로의 폭을 넓혀주는 데 도움을 준다. 중학생들이 외국인 강사와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청담어학원]

영어를 활용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대입 수시 외국어 특기자 전형이나 국제계열·글로벌인재 전형을 대비하자. 공인어학성적, 외국어 면접, 외국어 에세이 등을 통해 자신의 글로벌 역량을 증명하면 된다. 외국어 실력은 단기간에 쌓기 어려우므로 중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외국어 특기자(알바트로스 특기자) 전형으로 서강대에 합격한 이지원(경제학과 3학년)씨. 어릴 때부터 착실히 영어 실력을 쌓은 덕분에 영어에 자신이 있었다. 그는 이를 특기로 삼아 수능시험이나 학교 내신 대신 영어로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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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대입과 국제무대 진출 열쇠

고1 때부터 공인어학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했고, 2학년 땐 iBT TOEFL(117점)과 TOEIC(990점)에서 목표했던 점수를 따냈다.

정치·사회과학·인문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영어와 한국어로 읽으며 영어 면접과 에세이 쓰기도 대비했다. 평소 많은 글을 읽었던 경험은 입시에서 큰 도움이 됐다. 에세이 쓰기 전형에서 일전에 읽은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저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 제시문이 그대로 나왔을 정도다.

이씨는 “대학 입학 후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를 필수로 들어야 하는 데다 졸업과 취업을 위해 공인어학시험도 준비해야 한다”며 “외국어 실력이 대학 문을 열어주고 나의 경쟁력까지 높이는 무기가 됐다”고 말했다.

대학 공부와 세계무대 진출엔 탁월한 어학 실력이 필요한 것이 분명하다. 특수목적고를 위한 특혜 전형이라는 일각의 비판에도 대학이 특기자 전형으로 우수한 외국어 역량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연세대는 2015학년 수시에서 394명을 특기자 전형 국제계열로 선발한다. 지원자는 영문 자기소개서를 제출한다. 고려대와 한양대도 국제인재, 글로벌인재 전형에서 서류나 외국어 에세이·면접으로 어학 실력과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질·역량을 확인한다. 외국어 특기자 전형 요소인 공인어학성적, 외국어 면접, 에세이 쓰기 실력은 단시간에 쌓기 어려운 만큼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하나씩 갖춰나가야 한다.

영문 에세이, 면접 주제 폭넓게 나와

외국어 특기자 전형에서 올해 달라진 점이라면 경희대·서강대·한양대 등은 공인어학성적 기준을 없애고 외국어 에세이와 외국어 면접 등으로 어학 실력을 평가한다. 에세이와 면접 평가는 일반적으로 제한된 시간에 제시문을 읽고 주어진 질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쓰거나 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제는 인문부터 사회과학, 교양에 이르기까지 폭넓다. 이를 통해 지원자의 어학 실력뿐 아니라 논리력과 사고력을 평가한다.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말과 글에 ‘알맹이’가 있어야 한다. 이는 곧 해당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을 의미한다. 청담러닝 커리큘럼연구소 박은영 이사는 “평소 국제 정치·외교·환경 등 국제적 쟁점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분야의 책이나 신문을 읽어 배경 지식을 쌓으며 자신의 관점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면접과 에세이로 영어 스킬(기술)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지적 능력과 관심 분야, 사고력과 논리력을 확인하는 것이다. 박 이사는 “평소 글의 핵심을 파악하고 한두 문장으로 정리해 쓰고 말하는 훈련을 하라”고 조언했다.

2015학년도 중앙대·한국외대(서울)·한양대(서울) 특기자 전형에서는 외국어 에세이 쓰기가 평가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주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제한된 글자 수 안에 논리적으로 적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영어로 에세이를 쓸 때는 국문 논술과 마찬가지로 글의 논리성과 구조를 염두에 둬야 한다. 글을 시작하기 전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글의 뼈대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주장과 이에 대한 2, 3개의 핵심 근거, 각각의 근거에 대한 구체적인 부연설명이 뒷받침되는 것이 좋다. 평소 다양한 주제의 글을 읽고 찬성·반대는 물론 색다른 관점으로 생각해 보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대학마다 반영하는 어학시험 달라

보다 유창하게 말하고 쓰기 위해서는 정확한 문법과 풍부한 어휘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정 주제에 자주 쓰이는 용어나 적절한 표현이 있다. 신문이나 책을 읽을 때 해당 주제에 대한 눈에 띄는 표현을 유의어와 함께 정리해 두면 도움이 된다.

일부 특기자 전형에서는 어학 성적이나 관련 수상 실적 등을 활동보고서에 쓰거나 증빙자료를 첨부할 수 있다. 반영하는 어학시험과 성적기준이 대학마다 조금씩 달라 목표 대학의 모집 요강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동국대 특기자(어학) 전형의 경우 iBT TOEFL 110점, TOEIC 960점, TEPS 873점 이상이고, 한국외대 영어학부·국제통상·영어교육·국제학부는 FLEX 1200점, iBT TOEFL 105점, TOEIC 950점, TEPS 860점 이상을 요구한다. 하지만 합격자의 어학 성적은 이보다 더 높은 점수대를 형성하므로 목표 점수를 자격 기준보다 높게 설정하고 준비해야 한다.

봉아름 객원기자 e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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