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한가하게 국감 할 때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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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25일 멈췄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세월호특별법 논의를 위한 ‘여야, 유가족 3자협의체’ 구성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새정치민주연합이 강력한 대여투쟁을 선언해서다. 새정치연합은 26일부터 당내 투쟁위원회를 구성하고 단계적 대여투쟁을 진행하기로 했다. 당장 이날 밤 부터 원내대표단 등 10여 명이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이날 본회의가 열리지 못해 관련법 처리가 무산되면서 26일부터 실시 예정이던 1차 국정감사가 물 건너갔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비대위원장)은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3자협의체 구성에 대해 새누리당이 오늘(25일)까지 답이 없다면 더 이상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단은 이날 오후 다시 열린 의원총회에서 투쟁위원회 구성을 발표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가 투쟁위원회 구성과 단계적 투쟁 계획안을 발표한 뒤 투쟁 방식에 대한 각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유민 아빠(김영오씨) 병원까지 도보 투쟁 ▶단식과 농성 등 대중적 투쟁방식 동원 ▶국회의원 전원의 의원직 사퇴서 제출 등의 ‘투쟁 방안’이 분출했다. “배가 난파당하게 생겼는데 지금 한가하게 국감 할 때가 아니다”라는 주장도 나왔다. “해가 뜨거울 때 세게 쳐야지 아니면 우리 투쟁을 국민들은 모른다”는 얘기도 있었다.

 이는 새누리당과의 합의안을 지켜내는 데 주력해온 박 위원장이 사실상 합의안 파기와 강경대응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야당의 투쟁이 현실화될 경우 국회 공전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며, 1차 국정감사가 무산될 뿐 아니라 2013 회계연도 결산안 처리도 법정기한(8월 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1일 시작되는 정기국회가 파행되면 내년 예산안 심사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경제활성화법안 등 주요 법안의 심의도 미뤄지게 된다. 

서승욱·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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