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김해공항 2023년 포화 상태" … 영남신공항 재점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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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012년 대선 이후 한동안 잠복했던 ‘영남지역 신공항’ 건설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항공수요 증가에 따라 김해공항이 2023년께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정부 용역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상형 공항(부산 가덕도)을 주장해 온 부산과 내륙형 공항(경남 밀양)을 희망해 온 대구·경북의 유치 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김해공항 등 5개 공항의 장래 항공수요 예측 결과를 담은 ‘영남지역 항공 수요조사 연구’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교통연구원(국내선)과 프랑스 파리공항공단(국제선)이 수행한 용역에서 김해공항은 승객이 연평균 4.7% 증가해 2030년께 216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승객(967만 명)의 2.2배다.

 이에 따라 김해공항은 수요가 1678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2023년께 활주로 혼잡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다. 군과 민간이 함께 사용하는 김해공항이 민간에 할당한 활주로 용량(연간 운항 횟수)의 최대치인 11만8000회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지난해 7만8000회에서 10년간 51%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해공항 이용 승객은 2009년 687만 명에서 지난해 967만 명으로 5년 새 연평균 8.9% 증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수요가 있다는 것은 신공항 건설을 위한 필요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한 것”이라며 “2차 용역을 통해 입지와 규모, 그에 따른 경제성과 타당성 검토를 마쳐야 신공항 건설 추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와 대구·경북은 각자 자신들에 유리해진 것으로 여기며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부산시는 이날 신공항의 조기 건설 필요성과 당위성이 입증됐다고 밝히고 ‘가덕도 신공항’을 거듭 주장했다. 정경진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과거 항공수요 예측치와 비교해 항공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나왔다”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수요 조사 결과가 도출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이날 대구시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신공항 건설이 필요하다는 게 입증됐다. 신공항을 만들겠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입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럼에도 대구·경북지역은 밀양을 여전히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수요가 검증된 만큼 입지 타당성 조사가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남지역 신공항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처음 공약했으나 2011년 백지화됐고,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다시 공약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대구·부산=홍권삼·황선윤 기자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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